박상학 북한인권탈북단체총연합 상임대표

“국기·국가없는 올림픽 유례 없어

북한체제 나팔수인 문화예술단

서울 와서 수령 찬가 용납 못해”
“국호·국기·국가가 없는 올림픽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습니다. 우리 탈북민들이 앞장서 남북 단일팀 경기에 한반도기가 아닌 태극기가 펄럭이게 만들겠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고, 개·폐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 입장하기로 한 데 대해 탈북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박상학(사진) 북한인권탈북단체총연합 상임대표는 30일 “2월 14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일본 간 경기에 약 100명이 참석해 한반도기 대신 태극기를 들고 응원할 계획”이라며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북한에 끌려다닌 끝에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김정은의 평양올림픽이 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평창올림픽을 위장한 북한의 기만적 평화공세를 반대한다”며 “북한의 참가는 핵·미사일 도발로 국제 제재를 받는 상태에서 평창올림픽을 탈출구로 이용하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북한은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열병식을 올림픽 개막(2월 9일) 전날에 하면서도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철수를 요구하는 등 우리를 핵 인질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열병식에 대해 ‘북한의 내부적 수요에 따른 행사’라고 한 데 대해서는 “김정은의 수요일 뿐 북한 국민의 수요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남북 단일팀 못지않게 박 대표가 비판하는 대목은 한국 땅에서의 북한 예술단 공연이다. 2015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모란봉악단이 무대 배경에 미사일을 등장시키려다 제지당하자 철수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북한 체제의 나팔수인 문화예술단이 서울에 와서 수령 찬가를 부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공연에 참석해 내용을 감시하려고 했지만, 공개 예매가 아닌 초청으로 진행돼 불가능하더라. 우리처럼 눈엣가시 같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박 대표는 북한 예술단 공연에 대해 통일부 장관에게 정식으로 항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9년 탈북한 박 대표는 북한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2011년 북한 정찰총국의 독침 테러 표적이 된 적이 있다. 2013년에는 북한 인권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바츨라프 하벨 인권상도 수상 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탈북자동지회, 자유북한방송,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20여 개 탈북자 단체들이 소속된 북한인권탈북단체총연합은 지난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호, 국가, 국기 없는 망국적 평양올림픽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뒤 김정은 사진을 찢는 퍼포먼스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