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의혹에 이어 엘시티 관련 비리 의혹이 반도 땅을 배회하고 있다. 구속된 엘시티 시행사 이영복 회장의 비자금 장부에는 정,관계 로비 명단과 비자금 액수가 들어있다고 한다. 1천억 규모로 알려진 엘시티 비자금은 현재까지 검찰이 밝혀낸 것만 500억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세워지는 101층 짜리 초고층 주상복합단지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마당처럼 쓸 수 있는 입지 탓에 엘시티는 당연히 초고가이며 초호화를 자랑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위치에는 애초부터 이런 건물이 들어설 수가 없었다. 비리와 부패만이 불가능한 엘시티를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초대형 비리사건에 대통령이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대통령의 수사 지시에 쌍수를 들고 수사 촉구에 동의하고 나서야 할 사람들은 정치인들이다. 이런 초대형 비리의 핵심들은 대부분 정치인들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 중에서도 특히 부산 지역 정치인들은 엘시티 비리 수사에 순종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의 엘시티 비리 수사 촉구에 딴지를 걸고 나서는 정치인들은 부산 지역 정치인들이 먼저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이 시점에서 엘시티 수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최순실 사태를 덮으려고 흑색선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과 문재인은 공통적으로 대통령의 수사 촉구에 반발하며 '엘시티 연루설' 유포자에 대해 형사 고소를 하고 나섰다. 두 사람은 대권후보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다. 그런데 일개 네티즌에 대해 고소까지 하고 나서는 것은 과잉 대응으로 보인다. 제발이 저리지 않았다면 묵묵히 수사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조선일보까지 사설을 동원하여 대통령의 수사 촉구를 트집 잡고 나섰다. 왜 이리 예민한 반응들일까. 아마도 그것은 엘시티 관련 비리가 초매머드 급에 여러 정권이 발을 적시고 있다는 것을 예고해 주는 듯하다. 엘시티 건설은 노무현 정권에서 출발하여 이명박 정권을 거쳐 박근혜 정권에까지 이르고 있다. 지금 엘시티 비자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정권은 없다.
최순실 사태에서는 최순실의 신발 하나, 사돈에 팔촌의 일투족에까지 현미경을 들이대던 주인공들이 엘시티의 초대형 비리에는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 국민들은 초대형 비리의 1천억 비자금이 과연 어디로 흘러갔는지 궁금하다. 엘시티 비자금을 잡수시고 제발이 저린 사람이 아니라면 엘시티의 비자금 수사에 딴지를 걸지 말라.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 중에는 정치보다는 개인의 치부에 열심인 사람들이 많다. 평생 직장 하나 없이 백수로 세월을 보내다가 국회의원을 두어 번 지내고 나면 수십억대의 자산가로 돌변하는 것이 국회의원들이었다. 아마 이번 엘시티 비자금 수사에서는 천하의 돌팔이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재테크를 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최순실 사태에서는 일개 국회의원인 우상호가 대통령을 협박하는 막말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막말을 해야 할 사람들은 국민들이다. 돈 먹는 정치인을 향해 국민들이 막말을 해야 한다. 엘시티 비자금 수사를 폄훼하고, 엘시티 비자금을 꿀꺽하신 정치인들아, 지금 즉시 자수하라 그렇다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비바람 부추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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