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1일 토요일

김재철 사장 “노조 눈치 보며 목숨 부지하는 구차한 사장 안 될 것”

2012년07월30일 17시24분 글자크기








김재철 사장 “노조 눈치 보며 목숨 부지하는 구차한 사장 안 될 것”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서 “두려워할 것은 국민과 시청자뿐, MBC 새 역사 쓰는데 초석 되겠다” 각오 밝혀



MBC노조로부터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막가파식 공격을 받고 있는 김재철 사장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두려워 할 것은 시청자와 국민뿐이고, 그게 공영방송이 할 일”이라며 노조의 꼭두각시 노릇을 해왔던 그동안의 MBC 사장의 관행을 자신이 끊겠다고 단호한 태도를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27일 이루어진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과의 만나 한 인터뷰에서 “구차한 왕으로, 무신(武臣)정권(노조)의 눈치를 보며 목숨을 부지하는 고려 23대 왕 고종(사장)처럼 되지 않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파업으로 인해 채널 이미지가 많이 훼손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MBC는 노영(勞營)방송의 성격이어서 보직간부들이 노조를 두려워했다. 나도 보도제작국장을 했지만 부장 국장이 PD나 기자를 꾸짖는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기자의 취재기사를 부장이 ‘데스킹’하거나 게이트키핑하는 기능이 없다”면서 “기자나 PD 주축이 현장을 뛰는 젊은 세대니까 아무래도 진보적인 생각을 갖는다. 자기들이 맞다고 PD가 계속 주장하고 기자가 대들면 노조에서 ‘다 맞다는데 왜 부장만 딴소리하느냐’며 끼어든다. 그러다 쫓겨난 부장 국장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는 반드시 노영방송의 관행을 끊어야 한다고 믿었다”며 “이번 파업에서도 다들 사장이 굴복할 줄 알았을 거다. 내가 일관되게 원칙대로 대응하니 간부들이 따라왔다. (이번 계기로) 보직간부들이 ‘잘못하면 MBC가 침몰할 수도 있다’는 각오여서 이번에 아주 단단해졌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MBC가 노영(勞營)방송이 돼버린 이유에 대해 “민주화운동으로 1987년 노조가 생겼다. 그때만 해도 노조가 분명했다. 공정방송 주장했다. 노조는 계속 강해지고 회사는 계속 양보하면서 노조가 실질적으로 회사를 지배하게 된 것”이라며 “경영진이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니 MBC 처우가 좋은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점차 정치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노조위원장 출신 최문순 사장처럼 노조활동을 해서 간부 되고 잘되는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옳다고 하면 사장도 ‘노(No)’를 못했다”며 “나도 한때 노조위원장 할까 하다가 정치부에 있어서 접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정치성이 프로그램에서 편향성으로 나타나는 것이 문제 아니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그런 점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나는 정치부에서 여당과 야당을 다 출입한 흔치 않은 기자다. 나는 선배한테 꾸지람도 들었다. 이거면 이거지 왜 중도냐고”라면서 “방송에서 정치색을 빼야 한다는 것이 내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세력은 항상 MBC를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했다”며 “나는 야당 편 들 것도 없고, 여당 편을 들어본들 MBC에 득이 되는 것도 없다고 본다. MBC는 국민의 편에서 비판할 게 있으면 비판하고 잘한 게 있으면 잘했다고 하는 게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노조가 ‘공정방송’을 내걸고 사장 퇴진을 주장한 데 대해선 “2010년 방문진 이사진이 나를 사장으로 선임하자마자 노조가 파업을 시작했다. 낙하산 인사이고 무능하다는 것”이라며 “그때 열 명 중 아홉은 노조가 사장을 몰아낼 줄 알았다. 왜냐면 한 번도 노조를 이긴 사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원칙대로 대응해서 39일 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들어오면서 분명히 이 같은 일이 한 번은 더 있을 것이고, 이건 MBC가 노영방송에서 국민의 방송으로 가는 과정이므로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각오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건 사실이 아니냐는 추가 질문에는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장 선임은 방문진 이사 9명이 투표로 결정한다. 대주주가 뽑은 사장을 처음부터 낙하산이다, 무능하다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내가 청주MBC와 울산MBC 사장을 해서 마당발이다. 서울문화재단 이사를 하면서 MB와 가까워졌고 정치부 기자하면서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과도 가까웠다. 나는 사람을 한번 사귀면 오래간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MBC 사장은 늘 정부와 가까운 사람이 됐는데, 왜 이번만 노조가 그렇게 반발이 심하냐는 질문을 받자 “2004년 노조위원장 출신 최문순 사장이 나오면서 노조 간부들이 더 강하게 가야겠다, 우리가 가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2008년 취임한 엄기영 사장도 좀 부드러운 분이다. 후배들 얘기 많이 들어줬다. 그러다가 내가 와서 원칙대로 하자 반발이 커졌다.”고 말했다. 노조의 억지를 들어주지 않고 원칙대로 하다가 노조의 공격을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PD수첩-광우병’에 대한 질문에는 “‘PD수첩-광우병’ 여파로 MBC의 채널 경쟁력은 지상파 3사 4개 채널 중 2008년 꼴등이었다. 2009년 3등에서 내가 사장이 된 2010년 2등 했다. 작년 시청률은 1등이다. 올해는 보도에서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보도국에 기존예산+30억 원을 지원할 계획도 세웠다.”면서 “그런데 1월 초 기자총회를 열더니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불신임에 이어 곧바로 파업에 들어갔다. 이건 기획파업이다. 본사 노조 간부가 16명인데 그걸 거친 원로 간부들이 많고, 언론노조와 민주노총 소속이고, 야당 쪽이다.”고 밝혔다.



또 노조가 일으킨 5차례 파업 중 4번이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는 지적에 “나는 MBC가 공정방송 공정보도를 하려면 여든 야든 중간에 서면 된다고 강조했다”며 “정말 두려워할 것은 시청자와 국민뿐이고, 그게 공영방송이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노조에 민주노총 탈퇴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노조가 각종 의혹을 제기한 ‘무용가J’로 알려진 정명자씨와의 관계도 밝혔다. 그는 “회사의 문화사업 파트너일 뿐”이라며 “J 씨는 일본 도쿄에서 유명한 전통 무용가여서 도쿄특파원 시절 알게 됐다. J 씨 남편이 기러기 남편인데 노조가 찾아가서 자꾸 뭐라고 하니 의처증 비슷한 게 생긴 것 같다”며 “나도 안타깝다. J 씨가 기자회견 하겠다고 했을 정도다. 우리 집사람도 J 씨를 안다.”고 해명했다.



노조가 제기한 법인카드 과다지출 의혹도 밝혔다. 김 사장은 “내가 혹독하게 검증을 당했다. 내가 쓴 건 2억2000만 원이고 나머지는 회사 공용카드 사용으로 봐야 한다”며 “일본에서 피부 마사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은 탤런트와 스태프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화장품을 산 것이다. 회사 활동을 위해 경비를 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한번 네이밍을 하면 거기 맞춰 끝까지 공격을 한다”면서 “사실이 아닌데 질 수가 없었다. 어제 MBC 감사국에서 감사 결과 문제없다고 밝혔고 방문진에서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신임 방문진 구성 이후 거취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순리와 상식 경영성과대로라면 자신 있다”며 “사내에서 나를 평가하는 분들도 많다. 그래서 이렇게 버틸 수 있었다. 며칠 전에도 노조가 몇 가지 요구를 했지만 나는 하루를 해도 사장답게 하겠다고 했다. MBC의 새 역사를 쓰는 데 내가 초석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노조가 복귀한 후 단행한 인사 조치에 대해 노조가 ‘악랄한 보복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불법파업에 참여한 직원 일부에 대기발령을 냈고 보직 변경을 했다”며 “PD수첩 팀의 경우 계속 거기만 있어서 다른 세상을 모른다. 우물 속에만 있지 말고 넓은 세상을 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노조가 다시 파업할 가능성에 대해 “고통이 너무 심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MBC에서 예능파트와 PD가 센 것이 사실이지만 파업을 통해 보도기능이 멈추면 세가 꺾인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을 것”이라며 “보도에서 신뢰를 잃으면 채널 신뢰도까지 떨어진다. 불법파업은 용납할 수 없고, 무노동 무임금은 엄격히 지킨다는 원칙을 따라야 회사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가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면 벌써 무너졌다”면서 “작년 본사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8922억 원이다. 시청률도 2010년 3위에서 작년엔 1위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사장은 MBC민영화 문제에 대해선 “검토 대상”이라며 “왜냐면 지금 구조가 기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MBC는)1987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생겨난 독특한 회사”라며 “사원들 생각과 방문진의 의견, 국민적 합의를 통해 선택을 해야 한다. 사실 KBS가 부러운 것도 있고, SBS가 부러운 것도 있다.”고 말했다.





차희무 기자 m5598ch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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