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6일 수요일

지지리 못난 것들 때문에

2011/11/16(수) -지지리 못난 것들 때문에- (1295)








옛날에는 솜사탕을 파는 아저씨가 시골 동네 장터에 나타나거나, 엿장수가 와서 큰 가위를 가지고 짤랑거리면 동네 아이들이 모여듭니다. 엿이나 솜사탕을 먹고는 싶은데 돈이 없습니다. 그러면 못난 것들은 집에 가서 엄마 장롱 속에 숨겨둔 금가락지를 훔쳐 가지고 나와서 엿 한 가락, 솜사탕 하나와 바꿉니다. 그렇게 되면 이 엿장수‧솜사탕장수는 ‘흥정’이 끝나는 대로 도망가듯 다음 마을로 내빼고 자취를 감춥니다. 물론 양심이 있는 장돌뱅이는 좀 다를 겁니다.



해방을 겪고 6.25를 견디고,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발전과, 백성은 굶겨 죽이면서도 핵무기를 만들어가지고 ‘동양평화’뿐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북의 포악한 정치를 동시에 지켜보면서 이 날까지 살아온 나 같은 노인은, 요새 꽤 잘산다는 남쪽 나라에서 잘 먹고 편하게 지내면서도 그걸 다행스럽다고 여기지 않고 공연히 화를 내며 가끔은 법정에 서서도 ‘김정일 장군 만세’를 부르짖는 놈들을 보면, 어머니 금가락지를 훔쳐다 엿 한 가락, 솜사탕 한 개와 바꾸던 지지리 못난 것들을 연상하게 됩니다.



소련도 망하고 동구권도 무너진 지 오래인 오늘의 지구상에서 ‘인민’을 헐벗게 하고 굶어죽게 할 뿐 아니라 한 마디라도 비판을 하는 자는 모조리 잡아다 죽이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쳐 넣는 북의 독재체제를 두둔하고 나서는 ‘지지리 못난 것들’이 대한민국 땅에서 활개치는 꼴은 정말 눈 뜨고 못 보겠습니다.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무얼 하고 앉았는가, 궁금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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