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6일 수요일

手記: 전교조 교사들에게 세뇌되어간 나의 학창시절

手記: 전교조 교사들에게 세뇌되어간 나의 학창시절






한 대학생의 회고

조갑제닷컴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 全敎組(전교조) 교사들한테서 들었던 ‘이야기’는 아직도 또렷하다.



전교조를 탈퇴하신 나의 선생님



전교조와의 만남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시작됐다. 우연히 교무실에 들렀는데, 담임 선생님 앞으로 편지가 왔다. 담임 선생님 이름 앞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全敎組) XX초등학교 분회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린 시절 ‘회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좋은 줄 알고 학우들과 함께 선생님께 편지를 갖다 드리며, “우와 선생님 회장이세요? 대단한데요!”라고 학우들과 떠든 기억이 10년이 흘렀는데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추운 겨울이었다.



2009년,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을 찾아뵌 적이 있다. 그분께 아직도 전교조 활동을 하시는지 물어봤다. 그분은 전교조에서 탈퇴하셨다고 했다.



“나는 더 이상 전교조가 아니다. 전교조는 퇴색됐다. 특히 中·高校의 전교조는 더 과격하다. 나이스(neis)를 봐라. 전교조가 그렇게 반대했지만, 나이스만큼 편한 것도 없다”



일명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교육행정 정보를 전자적으로 연계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전교조는 인권 침해 운운하며 ‘나이스’를 반대했지만 일선 교사들에겐 나이스만큼 편한 게 없다. 정작 전교조도 학교에선 나이스를 잘만 쓰고 있다.



학생들도 편리하다. 예전 같았으면 대학 원서 접수를 위해 생활기록부, 등본 등을 띠어가지고 추운 겨울날 접수 창구 앞에 긴줄을 서야 했는데, 이제는 컴퓨터 앞에서 5분만 투자하면 대학에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나이스 덕분이다.



2000년대 초, 중학교에 진학하게 됐다. 여느 또래 학생처럼 장난치고 말썽부리는 사고뭉치였다.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사립학교여서 전교조 교사가 많지 않았는데, 나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두 전교조 소속 교사를 담임으로 만났다. 지금 생각해보니 학창시절 전교조와 나와의 인연은 어딜 가든 함께했다.



중학교에 입학하니 교복도 입고 이것저것 과목도 세분되어 배우고 학교에 적응하니 1학년은 훌쩍 넘어가 버렸다.



2학년이 되었다. 우리 반을 제외한 모든 학급이 원만한 담임에 배속되었다. 유독 우리 반 담임만 독특했다. 학생들 머리 때리는 것이 취미였다. 아무 이유 없이, 심심하면 때렸다. “선생님이 예쁘다고 장난으로 그런 거 아니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맞는 학생들은 장난이 아니었다. 불쾌하기만 했다.



그는 국사 과목을 가르쳤는데, 수업시간에 자신이 내는 문제를 맞히지 못하면 반(班) 전체 학생을 교탁으로 불러내어 머리를 때리곤 했다. 그 교사가 한 말 중 기억남은 것은 “임진왜란은 朝鮮이 진 전쟁이다”라는 말 뿐이다. 그는 임진왜란이 진 것이라는 말을 수시로 했는데, 왜 졌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12년 학창시절 중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당시에는 이 교사가 전교조 소속인 줄 몰랐는데, 나중에 친구로부터 “그 교사가 전교조 소속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아. 역시나!”라고 생각했다.



세뇌받고 北核옹호 글 써



중학교 3학년 시절, 전교조 소속 담임에게서 주로 들은 내용은 ‘朝鮮日報’, ‘盧武鉉’ 그리고 ‘오마이뉴스’였다. 노는 데 정신이 팔린 나로서는 노무현은 그저 대통령이고 <조선일보>는 신문, <오마이뉴스>는 단순한 인터넷 뉴스 정도였다.



擔任(담임)은 수업시간만 되면 <조선일보>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특유의 비꼬는 말투로 학생들의 耳目을 끌었다. 아무 뜻도 모르고 애들이 웃으니 나도 따라 웃었다. 그때 웃었던 반 친구들은 담임이 그 말을 왜 하는지 알고 웃은 것일까? 아니면 아무 뜻도 모르고 분위기에 휩쓸려 웃은 것일까? 아마 후자일 듯싶다. 왜 무엇 때문에 그런 식으로 말하는지는 담임에게 들어볼 수 없었다.



담임은 수업시간만 되면 “난 노무현 대통령이 너무 좋다. 진정한 우리의 대통령이다”라고 반복해서 이야길 했다. 그리곤 “좀 전에 수업 들어오기 전에 오마이뉴스에서 기사를 보았는데”라고 시작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출했다. 그는 “시간이 나면 오마이뉴스 가서 뉴스를 읽어보도록 해!”라고 광고도 했다. 우리 반에 담임을 싫어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는 내게 “난 나중에 朝鮮日報(조선일보) 들어가서 盧武鉉(노무현)에 대해 쓸 거야”라곤 했었다. 그때 당시 정치·사회적 감각이 발달하지 못한 나로선 노무현, <조선일보>, <오마이뉴스>의 관계를 파악하지 못했고, 그 친구의 말을 의아해했지만 이젠 그 친구의 말뜻을 알 수 있다.



중3 시절 나 역시 이런 보이지 않는 전교조의 세뇌에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다. 학원에서 논리력을 키우기 위해 社說(사설)을 읽고 느낀 점을 쓰라고 숙제를 내준 적이 있다. 사설 내용은 北核에 관한 내용이었다. 나는 사설을 읽고 느낀 점으로 ‘북한이 핵 개발해도 상관없다. 왜냐면 통일되면 北韓(북한) 核(핵)은 우리 것이 될 것이기에’라고 쓴 것이었다. 내가 읽은 그 문제의 社說은 <朝鮮日報> 사설이었다. 전교조式 언어가 나의 思考를 지배하니, <조선일보> 사설을 아무리 본들 소용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金正日에 대한 憎惡心(증오심)이 가득했음에도 北核을 옹호하는 내용을 썼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그 이유는 北核의 本質(본질- 北의 체제수호, 對南적화 야욕)을 몰랐기 때문이다. 북한이 우리를 쳐들어올 수 있다는 것은 알아도, 거기다 북핵을 연결해서 사고할 수준은 못됐던 것이다.



전교조는 바로 이점을 이용한다. 北核을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 金正日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마치 北核이 남북 모두에게 利點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한반도 핵자위론’, ‘통일核’, ‘외세로부터 자주성 확립’ 등 북한이 주장하는 내용을 강조하는 것이다. 학생들 중 多數는 “북한이 핵을 가졌는데 우리는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나요?”라는 식으로 답하기도 했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교육을 받는 이들이 통제와 억압 받는 북한주민과 똑같은 수준의 思考를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고수준을 만들게 한 張本人(장본인)이 전교조라는 것을 온 알아야 한다.





노동자임을 강조



전교조 교사들은 수업 중 美國을 지칭할 때 ‘미국놈’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교사가 “미국놈, 미국놈”이라고 지칭하기 시작하면, 학생들도 대화에서 똑같이 말한다. 과거에 反日 感情(감정)이 고조되었을 때 사용했던 “일본놈, 일본놈”과 같은 상황이다. 日本은 우리를 식민지배했지만, 美國은 그렇지 않다.



전교조는 자신이 勞動者(노동자)라는 것을 강조한다. 3학년 담임은 메이데이(노동자의날) 5월1일을 소개하면서 “오늘은 노동자의 날이다. 회사원들은 쉬는데 선생인 나는 학교 나와서 수업한다. 이거 잘못된 것이다”라고 학생들에게 수업했다. 학생들이야 교사들이 쉬면, 학교 하루 쉰다는 생각에 “맞아요”라며 모두가 동조했다. 가장 단순한 선동의 방식이다.



이 담임은 李明博 대통령이 서울 시장으로 재임할 때도 針小棒大(침소봉대) 형식으로 비난했다. 주된 내용은 청계천 개발의 어두운 점만을 부각하고, 그의 사소한 발언을 꼬투리를 잡는 것이다. 정치, 사회적 감각이 없는 학생들이 이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해는 못 한다고 해도 뿌리가 왼쪽으로 뒤틀려버리는 수가 있다. 서양속담에는 이러한 구절이 있다.



“거짓도 백번 말하면 진실이 된다”



2002년, 동두천에서는 美軍 장갑차에 치여 여학생 두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른바 ‘효순이·미선이’ 사건이다. 이 사건은 한국 사회에 反美의 불을 다시 지피는 데 이용됐다. 이때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은 이명박 정부(2008년)가 들어설 때쯤 대학으로 진학했고, 이들은 광우병 사태가 터지자 광장으로 뛰쳐 나왔다. 학창시절 학습한 反美가 2008년에는 ‘미국 소는 미친 소’라는 구호로 터져 나왔다.



현행 교육체제에선 고교 2학년 때 理科(이과)와 文科(문과) 중 하나를 선택해 교육받는데, 나는 문과였다. 문과를 선택하면 이과보다 수학, 과학을 적게 배우는 대신 사회 과목을 추가로 배운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7차 교육과정이 진행 중이었다. 7차 교육과정에서 문과를 선택한 학생은 종전 6차 교육과정에서 통합사회라는 과목 대신 국사, 한국 근현대사, 한국지리, 법과 사회 등 11개로 세분된 과목을 배웠다. 2011년 고등학교 신입생부터는 8차 교육과정으로 진입했다. 대표적으로 國史과목이 韓國史로 바뀐 것이다.



“공산당 허용하는 것이 민주주의”



2005년, ‘법과 사회’라는 과목의 문과 수업을 사회과 교사(S)에게 들었다. S는 수업 시간만 되면 전직 대통령 중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대통령을 제외한 대통령을 비난했다. 過가 있다면 비판하는 것은 마땅하나 그 횟수는 상당하다. 비난만 할 뿐 功은 꺼내지도 않는다.



예를 들면 全斗煥 대통령은 문어 대가리, 朴正熙 대통령은 숏다리, 다카키 마사오 등으로 지칭한다. 반대로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는 치켜세우면서 뒤에 항상 존칭을 ‘대통령’이라고 붙였다. 탄핵으로부터 盧武鉉을 救出(구출)했던 憲法裁判所(헌법재판소)를 치켜세우는 데 수업시간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法과 관련된 교과목이기에 헌법재판소가 많이 나왔는데, 마치 憲裁(헌재)가 만능과도 같다는 인식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려 했다.



S는 憲法 全文을 거론하면서, 自由民主主義(자유민주주의) 市場經濟(시장경제)체제라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 비춰 日本처럼 공산당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이제는 民主化(민주화)도 어느 정도 되었으니 共産黨(공산당)을 許容(허용)하는 寬容(관용)을 보이자”는 등의 말을 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반응은 없다. 戰後(전후)세대이며, 自由民主主義(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감사함 우월감을 느낄 줄 모르고 反共(반공)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공산당이 무슨 의미인지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無批判的(무비판적)으로 S의 수업을 받아들인 학생이 나중에 “共産黨(공산당)을 許容(허용)합시다. 그것이 民主主義(민주주의)입니다”라고 말하고 다닌다면 그것에 대해 우리는 그 학생에게 뭐라고 답변을 해야 할까? “학생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라고 말해주면 그 학생은 아마 우리에게 “당신들은 親日 親美 수구꼴통”이라고 욕하지 않을까? 젊음을 바쳐 祖國(조국)을 지키고 近代化(근대화)를 이룩한 사람들을 ‘수구냉전 세력’, ‘反통일세력’, ‘수구꼴통’으로 매도하는 현상은 사회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다.



최근 역사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용어 중 어떤 것을 넣을 것인가를 놓고 논쟁하고 있다. 어설프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고 교과서에 삽입된다면, 위에서 S교사가 말한대로, “자유로운 민주주의이니 공산주의도 허용하자”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디테일(detail) 속에 악마가 있다’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자유민주주의’로 못박아 놔야 한다. 異論(이론)의 여지를 만들어 놔서는 안된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유행을 잘 따라가 학생들에게 친근하고 인기 있는 선생님으로 인정받기 쉽다. 그 대표적인 예로 0교시 폐지와 두발 자유화를 들 수 있다. 0교시는 학교 입장에선 진학률 및 학업 성취를 달성하기 위해 개설하는데, 전교조 교사는 학생 인권을 핑계로 “0교시 하면 학생들 아침밥도 못 먹고 너무 일찍 와서 수업시간에 졸고 그럽니다”라며 학생들을 위하는 척 반대의견을 개진한다. 0교시를 하면 본인도 일찍 와야 하므로 실상은 자기가 귀찮은 것이다.



전교조 교사들은 학생들의 인권을 신장해야 한다는 의미로 두발 자유화 등에 동의하고 힘을 실어준다. 학생들에게 “우리 같이 생각 있는 전교조 선생님이 힘을 모으면 두발 자유화를 할 수 있어”와 같은 말을 한다. 두발 자유화는 한창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에게 파급력이 큰 주제다. 전교조의 이러한 행동은 학생들에게 영합함과 동시에 학생들을 의식교육 하는 것이다. 촛불집회를 선동한 교사들은 대부분 전교조가 아니었던가? 2008년에는“이명박 정부가 집권해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미국산 소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는 전교조의 말을 듣고, 수 많은 중·고생들이 거리로 나온 것이다.



나도 모르게 “가진 자들이요!”라고 대답



전교조의 무의식적 세뇌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내 경험을 하나 말해보겠다. 입시에 대비하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고 오리엔테이션 강의를 들었다. 과목은 언어영역(國語)인데, 모든 학원의 첫 시간엔 통상적인 이야기를 한다. “공부 열심히 해라, 수업에 빠지지 마라, 노력하면 된다” 등이다. 학원 강사는 시험의 추세, 수험생의 마음가짐 등을 이야기했다. 이후 시사적인 내용으로 주제를 옮겨 사회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학생들의 반응을 물어보았다. 강사는 “사회에서 법과 질서를 잘 지키면 가장 이익을 보는 건 누구냐?”는 질문을 던졌고, 나는 갑자기 마음속으로 “가진 자들이요”라는 답이 떠올랐다. 강사는 질문 후 바로 답을 해줬는데, 그는 “‘가진 자들이요’ 라고 말하면 빨갱이 아니야?”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순간 마음속으로 “가진 자들이요”라고 생각했던 내가 강사의 답을 듣고 순간 멍해졌다. 멀쩡했던 내가 왜 이 모양이 되었지? 당연히 모범답안인 ‘사회’라고 대답을 해야 하는데, 나는 왜 “가진 자들이요”라고 대답을 했을까? ‘수업시간에 무의식적으로 쏟아진 편향적 발언에 나도 희생양이 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도 모르게 ‘階級的(계급적) 의식’에 빠져버린 것이다.



자기 자식은 外高·미국유학 보냈다 자랑



고등학교 수업시간은 50분이다. 50분 전부 수업을 하는 건 아니다. 실질적 수업시간은 30~40분 사이이다. 교사가 교무실에서 교실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과 수업시간에 하는 잡담시간을 더하면 얼추 내가 쓴 시간이 맞다. 흥미로운 것은 전교조 소속 교사일수록 실질적 수업시간이 줄어들고 잡담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감정적이고 선동적인 어휘구사는 잡담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달콤하기만 하다. 학생들은 그 달콤함이 나중엔 자신의 정신을 썩게 한다는 것도 모른 채 당장 앞에 놓인 달콤함에 빠져든다. 사탕을 많이 먹으면 蟲齒(충치)가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교조 교사들도 부모인지라 수업 시간에 자녀들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전교조 교사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자기 자식은 최고로’이다. 反美, 평등을 외치면서 정작 자식 자랑할 땐 “우리 아들이 영어 배우러 미국에 갔다”, “미국이 좋긴 좋더라”, “영어가 정말 중요하다”, “우리 딸이 지금 XX외고에 다니고 있어” 등과 같은 내용이다. 자기 자식들은 일제고사 꼭 보게 하고, ‘경쟁교육반대’라는 美名으로 남의 집 애들 데리고는 현장체험학습 가는 게 전교조다.



이들의 이중적인 행태의 실례는 얼마 전 구속된 곽노현 교육감이 좋은 예다. ‘교육평준화’를 외치는 곽 교육감은 특목고(外高, 科學高 등) 폐지론자이다. 그런데 그의 아들은 경기도의 한 외고에 재학 중이고, 학교 급식도 다른 학교에 비해 비싼 급식을 먹는다고 한다.



전교조 교사 감별法



대부분의 학생은 어느 교사가 전교조인지 모른다. 관심도 없을뿐더러 구분도 못한다. 수업하는 교사가 전교조인지 아닌지에 대한 내 나름의 구분법을 가지고 있었다. 이 구분법을 여러 번을 시도해봤는데, 모두 적중했다. 그 방법은 교사에게 國家保安法(국가보안법)에 대한 질문을 던진 후 교사의 생각을 듣고, ‘存續(존속)과 廢止(폐지) 중 어떠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일종의 유도 질문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다고 전교조 교사로 단정 지을 수 없으나, 전교조 교사들은 국보법 폐지를 대부분 원한다.



나는 교사에게 “선생님 질문 있는데요, 국가보안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고 물으면 교사는 무언가 대답을 할 것이다. 그 후 나는 교사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척’하며 교사의 의견과 반대되는 내용을 섞어 말한다. 그러면 교사는 나를 설득하기 위해 교사 개인의 이념적 성향을 표출하게 된다.



학부모들이 전교조에 대하여 갖는 가장 큰 오해가 있다. ‘전교조가 주장하는 참교육이 인간 교육인 줄 안다는 것’과 ‘우리 선생님은 전교조 소속이지만 괜찮더라’는 것이다.



전교조 교사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경험해 본바 전교조 교사일수록 그들이 수세에 몰리면 惡辣(악랄)한 모습을 보인다. 이번엔 내 친구가 경험한 내용을 말하겠다.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청이 실시하는 모의고사 외에 私設學院(사설학원)의 模擬考査(모의고사)를 볼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선 모의고사를 개별 신청하여 보도록 하였는데, 이 모의고사를 신청한 친구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취소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친구의 담임교사(H)는 종례시간에 갑자기 화를 내며 들어와 내 친구에게 “ 너 이 새X 취소할 거면 왜 신청한 거야?”라고 했다. 친구는 죄송한 마음에 “선생님 죄송합니다. 개인 사정이 있어서요. 한 번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교사는 더욱 더 흥분 하였고, 내 친구는 자신 때문에 종례가 늦어지고 班(반) 분위기도 험악해지니 계속해서 담임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교사는 더욱 흥분했다. 그리곤 마지막엔 “꺼져, 씨X놈아”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나는 高校 시절 1년 동안 H교사로부터 歷史계열 수업을 받았다. 그는 수업시간에 美國에 대한 뭔 불만이 그리도 많은지, 미국과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미국놈, 미국놈”이라며 反美 감정을 표출했다. 미군의 6·25 참전에 대한 감사는 온데간데없고, “미국놈들이 6·25때 얼마나 많은 양민을 학살한지 너희들은 알고 있니?”라는 이야길 되풀이했다. 북한군에 의한 양민학살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미국놈, 미국놈’거리는 게 듣기 거북했지만, 학생이니 어쩔 수 없이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너 조선일보 보냐?”



하루는 그날 수업의 진도를 다 나가 수업이 일찍 끝났다. H교사와 학생 모두 수업 종료 종소리만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H교사가 국가보안법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했다. 대충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선생님, 국가보안법 폐지하면 안 되는 거죠?”

“폐지해도 되지 않을까?”

“남북이 분단 중이고, 북한은 결코 변하지 않았는데, 그들이 성의를 보이지 않는데 왜 폐지를 해야 하나요?”

“너 조선일보 보냐?”

“아니요, 저 동아일보 보는데요?”



이 교사는 나에게 “한겨레나 경향신문 봐라”고 하더니, 수업 종료종이 치지도 않았는데도 교실을 나가버렸다. 나는 그가 ‘사상의 자유’, ‘남북관계’라는 美名(미명)이라도 내세울 줄 알았는데, 돌아오는 답은 ‘조선일보 보냐?’였다.



하루는 H가 수업에 들어오더니 자랑스럽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 고등학교로 올 때 학교 담당자와의 면접에서 담당자가 나한테 ‘전교조 소속이십니까?’라고 물었는데, 나는 ‘전교조가 아닙니다’ 라고 말해 합격되었다.”



나는 속으로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했다. 전교조라는 걸 속이는 것 자체가 떳떳해 보이지 않았다. 많은 학생은 전교조가 뭔지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었다.



“너희 학교 동창회 선배들은 다 미친 XX”



2006년 말, 母校의 正교사 중 53%가 전교조에 가입해, ‘전교조 비율 최고 학교’라고 보도됐다. 동창회와 재단 측에서는 염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동창회는 會報(회보)를 통해 “전교조가 학생들에게 편향된 이념을 가르치고 있다. 전교조 비율이 높은 학교에서는 명문대 진학률이 낮다. 교사들은 학생을 가르치는데 더욱 힘써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작성했다. 이 글을 읽은 母校의 전교조 分會는 명예 훼손이 될 수도 있다면서 ‘법적 대응’을 운운하기도 했다.



H는 회보에 실린 이 글을 읽고는 수업에 들어가 개탄하듯이 “우리(전교조)가 親北적 발언 좀 했다고 빨갱이는 아니다. 너희 학교 동창회 선배들 다 미친 새끼다. 다 죽여 버려야 된다”라고 말을 했다.



H의 발언이 쏟아진 교실에는 동창회 간부 아들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 일로 동창회·학교 측과 學內 전교조 간에 대립은 극에 달했다. 문제의 발언을 한 H가 사과를 하는 선에서 양측의 대립이 수그러졌다고 한다. 그는 사과하고 나서도, 수업시간에 들어와서 못마땅하다는 듯 불만을 표출했다.



母校 출신 人士에 대한 H의 태도는 敵對的(적대적)이었다. 당시 나는 <주간조선>에 나온 ‘유교자본주의’ 기사를 보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모교 출신의 모 대학 사회학과 교수 이름이 나왔다. 그는 右派 교수였는데, H는 대뜸 그 교수를 지적하며 “XXX이가 000출신 인거 아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알고 있다”고 말하니 冷笑(냉소)를 지으며 교실을 나갔다.



H는 사회적 성공, 출세, 명문대 진학에 대해서도 굉장히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긴 말을 자주했다. 그는 母校의 대학 진학률이 저조한 것과 관련해 “좋은 대학 많이 간다고 명문高 되는 거 아니다. 좋은 대학 나온 놈들이 사고치고 그러는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작 본인은 재수해서 서울大 들어갔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지들(旣成世代, 기성세대)이 우리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



하루는 이 H교사에게 한국 근·현대사 수업을 듣는 또 다른 친구와 登校(등교)한 적이 있다. 당시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左편향성이 짙어 문제가 됐다. 나는 친구에게 “근·현대사 할 만해? 거기 이상한 내용이랑 잘못된 내용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라고 물었다. 그 친구는 대뜸 나에게 이렇게 답했다.



“뭐라고? 잘못된 거? 지들(旣成世代-기성세대를 지칭)이 잘못해놓고, 지들이 우리한테 해준 게 뭐야?”



나는 할 말을 잃었다. H는 수업시간에 들어오면 기성세대에 대한 저주를 쏟아 내곤 했었다. 그가 내뱉은 ‘기성세대에 대한 저주’를 내 친구가 보고 배운 것이었다.



미국이 그냥 싫다고 했던 친구, 2년 뒤에는 180도 바뀌어



2009년 어느 날, 高校 동창을 만났다. 나를 포함해 세 명이 만났는데 모두 H에게서 역사 수업을 받았었다. 한 명은 대학생이고, 또다른 한 명은 군 복무 중이었다. 이야기를 하던 중 미국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이들이 미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군 복무 중인 친구에게 “너는 美國과 美軍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다. 그는 “미군이 필요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나쁜 감정 없다”고 답했다.

군대에 아직 가지 않은 나머지 한 명에게 똑같이 물었다. 이 친구는 위에서 사설모의고사를 취소해 H로부터 욕을 먹었던 학생이다. 이 친구는 “미국 싫다”고 답했다.



“왜 싫으냐? 미국이 너한테 뭐 잘못한 거 있냐?”

“그냥 싫다”



H를 담임으로 두고, 그에게서 역사를 배워, ‘미국 그냥 싫다’던 이 친구를 2011년 다시 만났다. 그는 강원 화천 X사단 GP(Guard Post Post, 전방초소)에서 복무하고 갓 제대했다. 그는 내게 軍 복무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600m 앞에 북한군이 보이니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직접 가서 경험해 보면 누가 敵 이고 同盟(동맹)인지 알게 된다”



그는 군대를 통해서 편향된 사고에서 벗어났다. 國軍에 감사함을 느꼈다.



H교사는 6·15 때도 남북공동회담을 기념한다며 전교조로부터 지급받은 통일 엿을 반 학생들에게 나눠준 적이 있다. 전교조 교사 중에서도 몇몇은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엿 자체를 나눠주지도 않고 6·15에 대해서도 특별히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몇 몇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문제를 맞히면 호박엿을 준다며 수업참여를 유도했다. 나도 엿 좀 받아먹어 보려고 문제를 맞히고 엿을 받아먹었는데, ‘통일 호박엿’이라고 쓰여 있는 것이었다. 순간 황당했지만 그냥 먹었는데, 그 엿이 이 사이사이 달라붙어 떼는 데 애먹었다.



2011년, H의 이름을 다시 접하게 됐다. 좌편향 문제가 제기됐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필진에 H의 이름과 母校가 적혀 있었다. H가 쓴 책을 통해 國史를 배우게 될 학생들이 걱정됐다.



전교조 중에서도 가장 짙은 이념적 편향성을 드러내는 교사들은 대체로 역사, 사회과 과목 담당이다.



사회 과목의 한 젊은 기간제 女교사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 전인 2006년, “이명박은 절대로 당선되면 안 된다. 대운하는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청계천도 겉멋은 화려하지만 속은 썩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학생이 “너무 政治(정치)적인 발언 아닙니까?”라고 하니 없던 일로 하자며 은근슬쩍 넘어갔다. 그녀는 한미관계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고, 은연 중에 그러한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을 했었다.



사회 과목은 굉장히 문제가 많다. 교과서와는 별도로 副(부)교재라는 것을 전교조 교사가 만들어 학생들에게 강매한다. 이 부교재는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의 사설과 기사를 짜깁기 해 놓은 것이다. 책에는 대립하는 의견(국보법을 바라보는 조선일보의 기사와 한겨레의 기사)을 놓고 학생들에게 “왜 조선일보는 저러한 의견을 가진 것일까?”하는 식의 유도 질문으로 구성돼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수행평가의 일종이어서 전교조가 원하는 답을 써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국보법 폐지 절대 불가’, ‘한미동맹 강화’ 등의 답을 썼다가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적도 있다. 내 돈 내고 책 사서 본전도 못 건진 것이다.



“민노당 찍으면 대학도, 병원도 공짜”



국어를 가르치는 한 교사(T)는 갑자기 수업시간에 수업은 하지 않고 세태를 慨歎(개탄)하더니 ‘민주노동당’에 대해 열렬한 홍보를 했다. 그는 “너희들도 투표권 가지면 민노당 찍어라!”라고 했다. 민노당의 정치적 영향력이 세지면 대학도 공짜로 다닐 수 있고, 병원도 전부 공짜라는 식의 선동을 했다. T는 가끔 술 냄새를 풍기며 수업에 들어오기도 했다. 나는 대학 진학 후 고깃집에서 불판을 갈아주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 T가 온 것이다. 그가 혹시 나를 알아볼까 했는데, 나를 못 알아봤다. 그는 술에 취한 채 학부모들 대화를 나눴다.



‘언어는 인간의 思考(사고)를 지배한다’고 한다. A를 모르는 B에게 ‘A는 바보다’라고 하면, B는 A를 선입견에 따라 바라본다. A의 사소한 실수에도 B는 자연스럽게 ‘바보’라는 말이 튀어나올 것이고, 나중에는 A가 바보가 아닌 데도 바보로 굳어진다. 언어(A는 바보다)가 B의 사고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문제이다. 사고를 지배하는 언어를 이용하여 선동하는 것이다. 내가 <조선일보> 사설을 보고도 北核을 옹호하는 글을 쓴 것은 대표적인 예이다. 전교조가 기성세대를 헐뜯으면, 곧 이들에게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기성세대=惡 이라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성세대의 말은 먹혀들지 않는다.



몇 해 전 투표권을 낮추자는 의견이 있었다. 만 20세인 투표권을 민주당은 만 18세, 한나라당은 만 19세로 제한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 만 19세로 변경되었는데, 만 18세에 투표권을 준다면 高3 학생들도 생일만 지나면 투표를 할 수 있게 된다. 과연 이 학생이 정치적 지혜를 발휘해서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오히려 전교조를 비롯한 세력의 정치 선동이 교실을 메울 것이다.



칠판 옆에 한반도기 걸고 수업



전교조 교사들은 북한이 주장하는 感想的(감상적) 민족주의(우리민족끼리)를 武器(무기)로 학생들에게 통일 교육을 교육시킨다. 한 전교조 교사(F)가 담임으로 있는 班(반)에는 太極旗(태극기)가 걸려 있음에도 칠판 옆에 韓半島(한반도)기를 걸어 놓았다. 어느 날은 누군가 한반도기에 낙서를 해놓은 적이 있었다. F는 그것을 보고 “누가 이런 짓을 해놓았느냐?”면서 화를 내고 “범인이 나오기 전엔 집에 보내지 않겠다”고 종례를 늦게 끝내기도 했다. 애초에 태극기가 있는 곳에 한반도기를 걸어놓은 교사의 정신상태가 불량이다. 낙서장에 낙서 좀 하면 어떤가. F는 당시 母校의 전교조 分會長(분회장)이었다. 전교조에서는 각 학교를 ‘분회’라고 하고, 분회에 속한 전교조 교사를 조합원이라고 칭한다. 가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A고등학교 분회 조합원 XXX’식이고, 분회장의 임기는 1년이다. 통상 분회 조합원이 돌아가며 長을 맡는 것 같다.



“戰作權, 준다는데 왜 안 받냐”



또 다른 사회과 교사(E)는 당시 전시작전통제권(戰時作戰統制權)에 대한 논란이 일자, 수업시간에 전작권(戰作權) 단독행사 전환에 미온적인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E는 “한나라당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준다고 하는데도 안 받아오고 있다. 이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준다는데 왜 안 받냐”면서 전작권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이상한 시각을 주입하기도 했다. 난 그 자리에서 따지며 “전작권은 韓美 양국이 공유하는 것이지 미국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다만 戰時(전시)작전을 통제하는 한미연합사령관이 미국인일 뿐이며, 양국 대통령의 의견을 조율하여 한미연합사령관이 명령만 내릴 뿐이다. 우리가 반대하면 미국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반박하고 하자 나를 이상한 시각으로 몰아세웠다.



E교사와의 일화는 H교사만큼 많다. E교사는 사회 구성원들이 左派 내지 소위 진보세력들의 정책이나 행동을 비난하는 풍토에 대해 “한국에선 빨갱이는 안 된다. 저거 하는 짓 빨갱이잖아”라고 하는 식으로, 마치 좌파들이 피해자인 양 표현하며 동정심을 유발했다. 흔히 말하는 진보는 잘못이 없는데, 한국의 사회가 그들을 욕하고 비난만 하는 것이라는 시각을 길러준 것이다. 일종의 ‘역색깔론’이었다.



E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한 것도 찬양했다. “미국과 유일하게 對敵(대적)하고 美國말 안 듣는 나라가 北韓이다. 북한 정말 대단한 나라다”라고 말했다. 半(반)농담 투로 그 말을 했지만 과연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학생들은 사회적 지식이 부족해서 이러한 말은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잡담을 통해 웃으면서 분위기를 장악한 후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는다. 그후 反美 감정을 유발함으로써 잘못된 對美觀(대미관), 對北觀(대북관)을 심어준다.





전교조 체육교사의 戰作權 강의



전교조와 12년을 함께하며 가장 가관이었던 사건은 戰作權(전작권)이 한참 이슈가 되었던 때의 체육 시간이었다. 통상적으로 체육 시간은 야외 운동장에서 진행된다. 시험 때가 되면 필기시험문제 때문에 교실 수업을 할 때도 있지만 일 년에 한 두 번뿐이다. 그래서 시험기간도 아닌데 실내 교실 수업은 생각도 못했다. 갑자기 담당 체육교사(N)가 교실로 들어오더니 “오늘은 작전통제권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나야 안보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체육교사가 작전통제권에 대해 이야기한다기에 ‘그래. 얼마나 알고 있나 보자’라고 생각하며 들었다.



어디서 그러한 내용을 주워듣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5분이 지나고 나니 다 엉터리 내용이었다. N은 갑자기 한 학생을 지목하더니 “야 美軍이 너한테 아무 이유 없이 총을 쏴 죽이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라고 묻는 것이었다. 학생은 당황해서 아무 말 없었고 N은 “지금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에 있기 때문이 미군이 너희들을 총으로 아무 이유 없어 쏴 죽여도 끽소리 못한다. 작전권 가져오면 이런 일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도 기가 차 속으로 “평시작전통제권과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구분은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하여 선동하고 몰상식한 이야기를 계속하기에 내가 딴지를 걸었다.



“선생님 평시와 전시에 대한 구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평시 작전권은 우리 합참에서 행사하고 전시 작전권은 양국 합참의장이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양국이 공유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을 하니 잠시 머뭇거리며, 주제 전환을 시도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는 ‘용산에 있는 미군기지 땅 빨리 찾아야 된다’, ‘용산은 병자호란 이후 침략의 상징이다’, ‘주한미군 환경문제 심각하다’, ‘주한미군은 없어도 된다’ 등 작전권 문제에서 미군 문제로 넘어갔다. 反美감정을 계속해서 유발하기에 나도 조목조목 문제를 제기했다. “한미동맹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함부로 도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라고 대꾸하였다.



이번에는 일본 자위대로 주제를 옮겼다. N은 나를 계속해서 주시했다. 그는 일본의 자위대가 우리나라 국방예산의 10배를 쓴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했고 나는 또 딴지를 걸었다.



밑천이 드러난 그는 전문분야라고 할 수 있는 축구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물론 나야 축구에 관심 없으니 듣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교실 문을 나가며 학생들에게 “나중에 어른이 되면 전작권 문제에 많은 관심 가지길 부탁한다”고 크게 말하고 나갔다. 우리가 어른이 되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한미연합사령부는 해체되어 더는 관심을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다. 그 교사가 나가고 난 후 나는 나를 믿는 친구들을 불러 놓아 다시금 설명을 해주었다. 무엇이 진실이고 국익인지. 전교조 체육교사의 전작권 강의는 평생의 명강의로 기억될 것이다.



N이 왜 전시작전통제권 이야기를 했을까 궁금했던 나는 우연히 그가 있는 교무실에 들르게 됐고, 그가 왜 전작권 이야기를 하게 됐는지 이해하게 됐다. 그의 책꽂이 위에는 ‘민족·민주·인간화’라고 크게 적힌 수건이 있었고 그 밑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민족·민주·인간화’는 전교조가 내세우는 지향점이다.



당시 전시작전권통제권 단독행사 문제가 부각되자 전교조 수뇌부는 일종의 ‘계기수업’의 주제로 ‘전작권’을 삼은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계기수업(契機授業)이란, 주로 전교조 소속 初·中·高 교사들이 정규교과와 상관없이 특정 사회 이슈나 사건을 가르치기 위해 실시하는 수업이다. 매년 6월15일이 되면 ‘6·15선언’에 대해 수업을 하는 게 대표적인 계기수업이다.





거짓과 진실



고교 시절 내가 충격을 받은 내용 중 하나는 학교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에 대해 들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들을 수 있는 이야기라곤 오직 “北核이 韓半島를 지켜준다”, “北韓도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냐?”였다.



2006년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실험, 발사했을 때 일이다.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내용을 흥미로워하는 반 친구들을 불러놓고 “북한의 핵은 민족공멸을 자초할 것이며,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남한을 겨냥한 것이지, 일본과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북한이 서해 상에 발사한 6발의 미사일 중 5발은 사거리가 짧아 일본까지 갈 수 없다. 미사일의 표적은 남한이다”라고 설명하니 친구들은 마치 여태까지 배웠던 것과는 다른 신선한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친구들 일부는 “그럼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냐?”라고 물어보기도 하였다. 나는 친구들에게 “북한의 핵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맞대응 핵을 개발하거나, 동맹국(미국)의 핵우산으로부터 보호받는 것밖에 없는데, 前者는 엄청난 외교적 희생을 치러야 하니, 後者가 우리에겐 모범답안이 된다”라고 답한 적 있다. 친구들은 나의 설명을 듣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서 眞實(진실)은 언제나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민주주의가 후퇴했다”



우리 학교에는 전교조의 거물급 교사(G)가 한 명 있었다. 2008년에 촛불을 든 그가 광화문에서 일행을 찾던 모습이 떠오른다. G는 광우병 사태가 터지자 학교에서 광화문으로 퇴근하고, 광화문에서 학교로 출근했다고 한다. 광화문 네거리를 점거한 채 술판을 벌이고, 밤을 새우니 그가 들어가는 교실은 술 냄새로 진동했을 것이다. 한 학생이 “선생님 술 냄새나요”라고 하자, G는 “어제 밤새 광화문에 있었다. 나는 매일 학교가 끝나면 광화문으로 간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애들에게 말했다. 더 나아가 광화문에 나가라고 선동도 했다. 그 교실에는 내 동생이 G의 수업을 듣고 있었다.



G에게서 직접 수업을 듣지 않아 그에 대해 많이 알 수는 없었지만, 그가 어느 정도인가는 대충 짐작이 간 적이 있었다. 2005년, 학교 서클 활동으로 외부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他학교에서도 참석을 했는데, 한 교사가 나에게 “어느 학교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XXX高에서 왔다”고 하자 대뜸 G를 언급했다.



“거기에 G 선생님 있지? 그 사람 (대학 때) 날렸던 사람이야”



그 이야기를 당시에는 흘려 듣고는 말았는데, 언젠가부터 그 의미를 알게 됐다. G는 한때 학교의 職을 유지하면서, 학교 대신 전교조 사무실로 출근하곤 했다.



현재 母校의 전교조 교사 수는 20여 명 정도이다. 많을 땐 40여 명에 이르렀다. 현재 이들은 전교조 활동이 위축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교조 조합원 모집에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전교조의 폐해, 이중적·모순적 인간 양성



2008년, 나는 고영주 변호사(前 서울남부지검장)가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 기사를 읽고 전교조의 실체를 명확히 한 적이 있다. 高 변호사는 전교조가 내세우는 참교육을 ‘民衆民主主義(민중민주주의) 교육’이라고 지적했다. 학생의 대다수가 피지배 계급의 자녀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맞는 교육은 소수 자본가를 위한 민주주의(자본주의)식 교육이 아닌, 민중민주주의 교육 알맞다는 게 전교조의 ‘참교육’ 논리라는 것이다. ‘민중민주주의’는 共産主義의 또 다른 표현이다. 고영주 변호사는 이 민중민주주의 이론 자체가 二重的(이중적)이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평등’을 주장하는 ‘선전논리’와 안으로는 ‘철저한 계급주의’인 ‘실천논리’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전교조의 폐해가 있다. 전교조는 감사할 줄 모르는, 二重的(이중적), 矛盾的 (모순적) 인간을 양성한다. 이중적, 모순적 행동이 구체화 된 것이 親北, 反美이다. 자신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敵을 좋아하고, 敵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는 동맹국에 反感을 갖는다. ‘평등’을 주창하지만, 자신들이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것은 한 치도 용납지 않는다.



조전혁 의원이 전교조 명단을 공개하자 전교조는 고소·고발로 맞섰다. ‘합법화된’ 전교조 활동이 떳떳하고 자랑스럽다면, 왜 명단이 공개되는 것에 극도로 反感을 보이는 것인가? 이는 그들 스스로 떳떳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떳떳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전교조 활동을 계속하는 것은 바로 이들이 이중적,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전교조가 양성한 이중적, 모순적 인간像은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주말마다 반복되는 反FTA 시위를 보라. 한 손에는 스타벅스(STARBUCKS) 커피를, 다른 한 손에는 ‘한미 FTA 반대’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反美지만 어학연수, 유학이라는 명목으로 미국에도 갈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다시 反美를 외칠 것이다. 휴전선 以北의 실패한 집단을 동경하면서도 정작 거기서 살기는 싫단다.



전교조形 인간이 양성된 또 다른 이유



전교조形 人間이 증가하게 된 또 다른 원인을 두 가지로 판단한다. 첫째는 大가족에서 核가족으로 변화하면서 부모 윗세대로부터 가르침, 근사한 대한민국 이야기(Great Story)를 들 수 없게 된 점이고, 둘째는 젊은(戰後세대) 교사의 증가이다.



나는 中·高校시절 전교조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들을 만나기 전에 좋은 선생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고, 대가족에서 생활했던 것을 바탕으로 전교조의 영향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다.



어릴 적 外祖父(외조부)로부터 6·25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북한군이 쳐들어와 6·25가 터지고 中共軍(중공군)도 들어왔는데, 美國이 참전해 도와줬고 할아버지도 나가 싸웠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2학년이 되던 해에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 해 6·25를 전후해 교감 선생님에게 들었던 6·25 이야기가 생생하다. 교감 선생님은 6·25 참전 용사였고, 척추 부근에 파편 두 개가 박혀있었는데, 파편 제거 수술이 위험해 제거하지 않았다고 하셨다. 벌써 15년 전 이야기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적만 해도 6·25를 경험한 선생님이 많았다. 1995년에 국민학교에 입학했으니 당시 40代 이상의 교사라면, 직간접적으로 전쟁을 경험한 것이다. 이분들이 퇴임한 후 전후 세대인 젊은 교사들이 교단을 차지했다. 젊은 교사일수록 左派적이고, 전교조 활동에 적극적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던 이해찬 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나이 든 교사 한 명을 내보내면, 젊은 교사 2.5명을 쓸 수 있다”는 말로 만 65세인 교사 정년을 만 62세로 줄여버렸다. 우연은 아닌 것 같다. 또 젊은 부모일 수록 젊은 교사를 선호한다.





두 종류의 전교조 교사



전교조 교사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로 하고 싶다. 첫째는 理念鬪士(이념투사)로서 북한 정권이 그들의 이념적 지향점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참교육’을 실천하는 무리들이다. 두 번째는 전교조에 선동 당하여 피해를 본 힘없는 평교사들이다. 수업을 듣다 보면 이들이 전교조라는 걸 모를 때가 많다. 단지 그들은 속은 죄밖에 없다. 참교육의 본질은 모른 채 겉 포장지에 현혹된 이들이다. 다행히 두 번째 분류형이 지속적으로 전교조로부터 탈출하여 진실 된 길을 걸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에게 많은 격려가 필요함과 동시에 이념투사형 전교조 교사들에 대하여 확실한 법적 정리를 하고, 마지막으로 전교조를 역사와 국민의 심판대 위에 올려놓아야 할 것이다.







[ 2011-11-14, 20:56 ] 조회수 : 268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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