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3일 일요일

무상급식 집착한 학생 학교의 네팔여행

무상급식 집착한 학생 학교의 네팔여행
무상급식 강조한 가난한 학교의 비싼 여행?
조영환 편집인


“(경남도)지사님께서 무상급식을 폐지하신 후부터 저희들은 꽃피는 봄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되었다”라며 무상급식 중단을 비판한 편지를 쓴 학생이 재학하는 대안학교의 학생들이 네팔에 17박 18일로 수학여행을 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짜밥은 바라는 자들이 비싼 여행을 즐긴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걸레청래 일베회원)은 “170~180만원 들여 네팔 수학여행간 무상급식주장학교(http://www.ilbe.com/5731284558)”라는 글을 통해 “무상급식 해달라고 홍준표에게 편지쓴 대안 학교인 창원태봉고 학생들이 17박 18일로 네팔로 수학여행 갔다. 또 35만원 들여 제주도 여행도 했다 한다”며 무상급식에 대한 이중성을 비판했다.

경남도민일보는 4월 27일 “지난 25일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7.9 강진으로 사상자가 수천 명으로 집계되는 가운데 열흘 전 이동학습을 떠난 창원시 태봉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는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26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공립 대안학교인 태봉고(창원시 마산합포구 소재)는 지난 16일부터 5월 2일까지 16박 17일 일정으로 네팔 카트만두로 이동학습을 떠났다. 인솔 책임자인 구광서 교감을 비롯한 인솔교사 4명과 2학년 학생 44명 등 48명이 현재 네팔에 체류 중”이라고 보도했다. 네팔 대지진으로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고, 한국인 부상자도 3명으로 늘었지만, 다행히 태봉고등학교 수학여행단은 안전하다고 한다..

경남도민일보는 “태봉고 학생과 교사는 지진 발생 사흘 전인 지난 22일 카트만두에서 200㎞ 정도 떨어진 포카라에 도착했다. 포카라는 네팔의 대표적인 휴양·관광도시로 지진 피해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태봉고 박영훈 교장의 “25일 오후 4시 27분께 지진 상황을 인지하고 인솔 교감과 통화해 학생들 피해가 없음을 확인했다. 한국행 항공편이 월·금요일에만 있어 좌석 예약 등 문제로 애초 예정대로 5월 1일 현지에서 출국할 계획”이라는 설명도 전했다. “도교육청과 태봉고는 비상근무에 돌입, 현지 학생·교사와 비상연락을 하며 안전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경남도민일보는 전했다. 경남도교육청은 항공편을 확보할 때까지 여진 피해가 없도록 안전을 확보하라고 전달했다고 한다.

이런 소식에 네티즌들은 무상급식과 해외여행을 연관시켜서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자랑스런수꼴할배 일베회원)은 “마산태봉고등학교 학생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며...(http://www.ilbe.com/5731220897)”라는 글을 통해 “네팔에 이동학습을 갔다가 지진 때문에 못 돌아오고 있는 마산태봉고 2학년 전체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바라지만... 이 학교 이름이 왠지 귀에 착착 감겨서 뒤져 보니 홍(준표)지사한테 무상급식 해달라고 앙망편지 썼던 학생이 다니는 그 학교네. 자기 돈 얼마나 내고 네팔에 갔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2학년 전체 학생을 네팔까지 이동학습 데리고 가는 학교에서까지 공짜밥을 달라고 징징대면, 이건희 할배가 휠체어타고 서울역 노숙자쉼터에서 밥 달라고 징징대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또 그 네티즌(자랑스런수꼴할배 일베회원)이 “아니면 노숙자가 샤넬백 매고 밥 달라고 징징대는 거라고 할까?”라며 “어이~ 자라나는 새싹들아, 돈 많으면 조금 더 많이 내고, 가난한 사람들과 나눠 가면 더불어 사는 사회가 진정한 복지국가다. 있는 놈, 없는 놈 모두 공짜 찾는 것은 문제 있다고 생각 안 하나?”라고 주장하자, 다른 네티즌(종북척결기술사 일베회원)은 “대안학교 자체가 돈 많은 집 애들이다”라고 했다. 또 한 네티즌(위장보수척결 일베회원)이 “학생들 생사는?”이라고 묻자, 그 네티즌(자랑스런수꼴할배)은 “학생들은 다행히도 무사하단다. 내일 귀국한다고 하네”라며 네팔로 수학여행 간 학생들의 안부를 챙겼다. 비록 무상급식에 대한 태봉고 학생의 이중성은 밉지만, 그래도 학생의 안전을 우려하는 네티즌의 반응이다.

한겨레신문이 “홍준표 지사님께 드리는 편지 / 이ㅎㅈ”이라는 글을 3월 30일 게재하자, 한 네티즌(Shizuku)은 “도지사라는 인간보다 고등학교 1학년생이 더 깊게 생각하는구나”라고 했지만, 다른 네티즌(장현석)은 “상처받고 힘들 수 있겠지만, 고등학생 정도라면, 자신의 현실을 알고, 극복하기 위해 마음을 다지는 것도 공부가 됩니다”라며 급식비의 중요성도 강조했고, 또 다른 네티즌(에르)은 “자원이라고는 인적자원밖에 없고, 세율은 고작 20%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무상급식 시행한다고 하니 그게 여건이 되겠습니까. 급식 질은 떨어지고, 다같이 질 낮은 밥 먹자는 꼴입니다”라며 무상급식을 맹목적으로 강요하는 자들을 비판했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홍준표 지사님께 드리는 편지 / 경남 마산 태봉고등학교 1학년 이ㅎㅈ
(한겨레신문보도: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684614.html)

홍준표 경남 도지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태봉고등학교 1학년 이ㅎㅈ라고 합니다. 지사님께서 무상급식을 폐지하신 후부터 저희들은 꽃피는 봄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어떤 부모님들은 단식을 시작하셨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걱정 가득한 표정과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를 보다 못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지사님은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지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라고 하셨지요. 굉장히 놀랐습니다. 지사님께도 분명히 학창시절이 있었을 텐데 정말 모범생이셨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저 같은 평범한 학생들은 오로지 공부 하나만을 위해 학교를 다니는 것은 아니거든요. 학생들에게 학교는 그냥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닌, 삶 전부가 담긴 작은 우주입니다. 만약 어른들께 회사는 일만 해야 하는 곳이라면 어떤 심정일까 궁금해집니다.

점심시간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대단한 시간인지 잘 모르시는 지사님께 그 시간의 의미를 설명해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학교는 작은 기숙학교라 삼시세끼를 모두 친구와 선생님과 함께합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한 하루 세 번은 즐겁고 행복합니다. 친구와 싸워서 서먹서먹하더라도 고기 한 점을 얹어주면서 화해하고, 특식이 나오는 날은 서로 아옹다옹 뺏어먹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학교 안에서 가장 뜨겁게 살아있는 공간은 급식소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공간에서만큼은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똑같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사님에게는 우습게 들리시겠지만 밥 먹는 것도 공부입니다. 어릴 때 아는 스님께서, “쌀 한 톨에 온 우주가 담겨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밥알을 지저분하게 남기지 않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책상 못지않게 식탁에서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길게 늘어져 속 터지는 배식 줄을 서서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느리게 먹는 친구에게 내 속도를 맞춰가며 배려를 익힙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할 힘도 식탁 앞에서 기릅니다. 지사님은 학생들의 공부를 그토록 걱정하신다면서 정작 공부할 힘을 빼앗고 계십니다.

사람이 한자리에서 음식을 공평하게 나눠 먹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초적인 민주주의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처럼 먹성 좋은 나이에는 매 끼니가 잔치고 축제입니다. 이렇게 뜻깊은 것이 공부가 아니라면 대체 공부란 무엇인가요?

가난한 아이에게 더 복지 혜택을 준다는 선별복지를 우리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실제로 가난한 당사자도 정말 그렇게 느낄지 생각해보셨는지요. 지사님도 낙인효과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는 그동안 친구관계에서 적어도 가난 때문에 문제가 생겼던 적은 없습니다. 함께 노는 데 그런 것은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 같이 같은 밥을 먹는데 좀 못살면 어떻고 잘살면 어떤가요. 하지만 무상급식이 사라지면 그것은 더 이상 상관없는 일이 아니게 됩니다.

누구는 가난해서 공짜 밥 먹고 누군 형편이 좋아서 돈 내고 밥 먹고, 이렇게 되면 학교 분위기는 확 바뀔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가난을 식사 때마다 느껴야 하는 아이가 과연 복지 혜택에 감사할까요? 모두가 같은 밥을 먹는 동안에는 가난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선별복지가 시행되는 순간, 대상자는 진짜 가난한 아이가 되어버립니다. 지사님은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복지라고 하시지만, ‘괴롭고 불편한 복지’가 될 게 뻔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평등해야 할 급식소에서 ‘누구 밥은 3200원, 누구 밥은 공짜’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사님. 무상급식을 돌려주세요. 요즘 봄 햇살이 따뜻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식판을 들고 평상이나 벤치에 앉아서 밥을 먹습니다. 이 평화로운 모습을 지사님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2015년 3월 29일. 이ㅎㅈ 올림
이ㅎㅈ 경남 마산 태봉고 1학년



기사입력: 2015/04/29 [20:16] 최종편집: ⓒ allinkorea.net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