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사비 지출이 2000년 6.15선언 이후 남한의 대북지원에 힘입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북한은 늘어난 군사비로 핵무기,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뿐 아니라 잠수함, 상륙정 등 기습(奇襲)전력을 대폭 증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발표한 「2006아시아군사력비교(The Asian Conventional Military Balance)」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군사비 지출은 99년 21억 달러에서 지난해 60억 달러로 6년간 3배가량 늘었다. 이 통계는 객관성과 정확성 면에서 정평이 나 있는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세계군사력비교(The Mlilitary Balance)」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다. 「2006아시아군사력비교」에 따르면 북한의 군사비 지출은 99년 21억 달러에서 2000년 20억9천만 달러로 약간 줄었으나, 이후 45억 달러(2001), 50억 달러(2002), 55억 달러(2003), 55억 달러(2004), 60억 달러(2005)로 팽창했다. 이 같은 지출액은 2003년의 경우 실질국민총소득(GNI)의 27%, 총예산의 44.4% 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北, 생화학무기 세계1위 될 가능성> 미국 CSIS가 2000년 이후 발표한 「아시아군사력비교」2002년판, 2003년판, 2006년판 및 지난 6월2일 발표된 영국 IISS의 「세계군사력비교」를 종합해보면, 북한의 늘어난 군사비는 잠수함(submarine)과 상륙정(landing craft)에 집중 투자됐다. 북한은 2000년 이후 대부분의 군사지표에서 변함이 없었으나, 잠수함은 2003년 26척에서 2004년 77척으로 증가했고, 2005년에는 다시 88척으로 늘어났다. 상륙정은 2002년 130척에서 2003년 260척으로 2배가 늘어나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잠수함과 상륙정은 12만에 달하는 북한의 특수부대를 한반도 全해역에 침투시킬 수 있는 전략무기로 알려져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잠수함, 상륙정의 증강은 북한의 선제기습전략, 속전속결전략을 감행할 수 있는 현대전, 특수전능력을 증강시킨 것』이라며 『이는 지난 해 8월15일부터 제주해협의 북한선박통항 허가가 이뤄진 것과 함께 국가안보차원에서 심각히 다루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의 잠수함은 로미오급(1800t) 22척, 1996년 강릉에 침투했던 상어급(300t) 21척, 200t급 이하 잠수정 45척으로서, 美해군정보부(ONI)는 북한을『세계4위의 잠수함강국』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제통계에는 누락됐으나 북한의 늘어난 군사비가 사용된 주요분야는 핵무기, 생물·화학무기 등 비대칭전력 분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대칭전력이란 상대방과 불균형을 이루면서도 효과적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소위「싸고, 효과좋은」무기들이다. 북한은 한국이 보유하지 않은 핵무기, 생물·화학무기와 이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을 90년대 이후 집중개발해왔으며, 이러한 추세는 경제난 이후 더욱 심화됐다. 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사는 『현재 북한의 미사일은 세계 6위 수준이며, 생물·화학무기 는 세계 3위 수준』이라며『세계 각국이 생물·화학무기를 폐기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한다면, 북한은 머지않은 장래에 생물·화학무기 분야에서 세계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늘어난 군사비를 반증하듯, 지난해 지상군(地上軍)기계화부대 기동훈련과 공군(空軍)비행단의 야간비행 훈련횟수는 예년에 비해 20~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군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리언 라포트 前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해 8월29일 美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난 5년간 군사훈련이 진행되지 않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며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은 핵무기와 상관없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인도적 지원도 군사력 증강시켜> 북한이 핵무기, 생물·화학무기, 잠수함·상륙함 등 기습 전력을 증강시키는 데 사용된 군사비는 상당부분 남한의 대북지원에 의해 조달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흔히 군사(軍事)경제, 궁정(宮庭)경제, 민수(民需)경제의 3원적 경제구조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경제는 그야말로 무기개발을 위한 경제 분야이며, 궁정경제는 무기개발 지원과 함께 대남공작 등에 사용되는 세칭 김정일의「私금고」「비자금」에 해당한다.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작업이나 「기쁨조 파티」등 당 간부들의 사치·향락을 위한 돈도 궁정경제에서 동원된다.
궁정경제는 국내에서 외화벌이를 담당하는 38호실과 해외에서 마약밀매·위폐제작으로 벌어들인 돈 및 금강산관광·개성공단 등을 통해 남한에서 달러를 흡수하는 39호실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남한에서 소위 「퍼 주는 돈」은 39호실을 거쳐 북한 궁정경제에 들어간 후 무기개발, 대남공작 등에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국방연구원이 발간한 「북한경제위기10년과 군비증강능력(2003년 刊)」은 『90년대 경제난 이후 군사·궁정경제가 전체 경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경제난 속에서도 북한의 군사력은 증가됐다』며 금강산관광비용은 물론 인도적지원과 국제적지원 등도 북한의 군사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금강산관광비용은 북한체제의 속성상 궁정경제의 금고로 들어가는 것이 자명하다』며 『궁정경제의 금고로 들어가는 것이 사실인 이상 이것이 군사용으로 전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은 너무 단순한 판단이다』고 비판했다. 인도적 지원은 『국내자원의 절약이 아니면 여타 민간의 수입소요 절감을 통해 결국 군사적 가용자원을 늘려 주게 된다』고 평가한 뒤, 국제적 지원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이 필요로 하는 외화를 절약시켜 줄 것이므로 궁정경제의 금고에 「여유」를 제공, 궁극적으로 군비능력을 제고시킨다』고 지적했다.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은 『북한 김정일 정권은 1990년대 중반 체제위기에 직면하였으나, 2000년 김대중-김정일 회담과 6·15선언으로「대북 퍼주기」가 노골화되면서 기사회생(起死回生)했다』며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을 통해 北에 유입되는 현금과 현재 北에 지원되는 연간 50만t의 식량이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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