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강, 유광일, 조광일, 유우성, 자기 이름을 네 번이나 바꿔가며 사기행각을
벌여온 간첩 혐의자 한명이 온 나라를 혼란과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간첩을 종신형으로 다스리는 외국에서 보면 지나가는 소(牛)도 웃을
일이다.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유우성(34)은 화교 출신의 ‘중국’ 국적임에도 2004년
위장 탈북하여 남한 국적을 취득하였고 국민 혈세로 지급 되는 정착금 등 무려 7,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2006년에는 북한 보위부에 포섭되어
여러 간첩행각을 벌인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여권법 등 위반 혐의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이
내려졌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이 제출한 출입경(出入境) 기록에 대한 위조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나 증거위조 논란의 당사자인 국정원 요원들은 그간 검찰수사에서 어떠한 지시도
없었으며 위조 사실도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이것이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유우성 사건’의 전말이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지금 대한민국 한복판에서는 해괴망측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간첩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사기범이 마치 ‘민주 투사’라도 된 듯 의기양양하게 기자회견을 자청하는가 하면 검찰조사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조롱하고 있다.
이석기 RO 사건으로 숨죽이고 있던 진보세력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국정원을 향해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
2013년 6월 진보연대 등 213개 진보단체들이 이른바 ‘국정원 시국회의’라는
단체를 만들어 벌써 1년 가까이 주말집회를 계속하면서 도심의 교통혼잡과 소음을 유발하고 있는데, 얼마전부터는 ‘국정원장 해임’을 외치기
시작했다.
유우성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3월 15일
청계광장에서 간첩 혐의자를 초청하여 ‘토크쇼’까지 벌이면서 선량한 국민으로 추켜세우는데 열중이다. 여기에 제1야당마저 국정원을 ‘암덩어리’
‘쳐부숴야할 구악’이라고 외치며 국정원 때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검찰도 균형감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소중한 정보자산인
대북(對北) 휴민트(Human intelligence)를 언론에 노출하는가 하면 간첩 수사과정에서 협조자를 통해 증거를 입수한 국정원을 미필적
고의로 몰아가고 있다. 행각이 석연치 않은 협조자 김씨의 진술만 믿고 적지(敵地)에서 싸우는 국정원 요원을 구속하는 이해 못할 일들을 벌이고
있다.
사태가 이쯤 되다 보니 이 모든 것이 국정원을 눈엣 가시처럼 여기는 북한의
공작(工作)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물론 국정원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뼈아픈 반성과 함께 간첩수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만이다. CIA나 모사드가 해외공작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수를 했다고 해서 그 나라
국민들이 정보기관을 해체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임진왜란때 선조는 왜군의 반간계(反間計)에 속아 이순신 장군을 옥에 가둬 나라를
위기에 빠트렸고, 중국 춘추전국시대 오왕(吳王) 부차(夫差)는 간신들의 모함에 현혹되어 충신 오자서(伍子胥)를 자결토록 함으로써 결국 국운이
쇄해 패망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교훈들이 머리에 오버랩 되면서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국정원은 군(軍)과 더불어 국가안보와 오천만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음지의
전사들이다.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이런 상황을 웃으며 즐기고 있는 사람은 북한에 있는 김정은이기
때문이다.
뉴스파인더 김승근 대표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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