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언론의 북한 관련 뉴스는 대부분 믿기 어렵다. 북한의 거짓과 선동을 그대로 대변(代辯)한 보도도 적지 않다. 김정은이 최근 유화적(宥和的)
스탠스·평화적 제스처로 나섰다는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복수의 언론은 21일 북한이 소위 ‘자주·평화·친선’이라는 대외정책의
기본원칙을 거듭 밝히면서 자본주의 국가와의 관계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며 이렇게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의 일관한 대외정책 이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자주, 평화, 친선은 조선의 일관한
대외정책 이념”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시종일관 노력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북한이 “조선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어떤 나라이든 관계없이 관계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인류의 안전과
번영을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다’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과 ‘발전도상나라’(개발도상국)들의 친선 강화를 언급하며 “우리는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자본주의 나라들과도 선린우호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공화국 정부는 국가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자본주의 나라들과도 평등과 호상존중(상호존중)의 원칙에서 경제기술협조와 문화적 교류를 발전시키며 이 나라 인민들과의
친선관계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만 보면 북한이 썩 괜찮은 나라로 보인다. 그러나 위에서
인용된 ‘조선중앙통신’ 기사는 “나라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민족의 존엄을 훼손하려는데 대해서는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며 “지난 조선전쟁직후부터
정전협정을 공고한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정전상태를 종식시킬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그 실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는 문장도 나온다.
북한이 말하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은 곧 미군철수다. “평화협정은···남조선을 강점(强占)하고 있는 미군을
철거(撤去)시키는 것을 기본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의 사전적 정의(‘백과전서’)다. 과거 南월남은 73년 1월 北월맹과 평화협정을
맺었고, 같은 해 3월 주월미군이 나갔으며, 2년 뒤 北월맹 남침으로 멸망했다. 명료하다. 북한의 소위 평화적
제스처·유화적 스탠스는 궁지에 몰린 북한의 미군철수 선동, 한국(韓國) 파괴 협잡이다. 위의 기사에 함께 인용된
‘로동신문’ 기사 역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데 대한 문제를 비롯하여 우리의 공명정대한 제안들” 운운하며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는
세계의 평화를 위해 미제의 침략책동을 저지시키고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의 근원인 미군과 핵무기를 철수시키기 위하여 계속 완강히 투쟁하고 있다”고
했다. 이것 역시 미군철수·한국파괴 사기극이다. 한국 언론이 북한의 큰 변화인 양 보도한 16일 소위 ‘남조선당국에
보내는 중대제안’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1월30일부터 서로를 자극하고 비방·중상하는 모든 행위부터 전면중지하는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자는
것을 남조선당국에 정식으로 제의했다.” 북한은 또 “조선반도비핵화를 실현하려는 것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변함없는 의지”라며 “이 제안의 실현을
위하여 우리는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종북·좌익은 북한의 이 제안을 받아야 한다고
나팔을 불지만, 같은 제안서에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존중” “외세와 야합한 모든 군사적인 적대행위들을 무조건 즉시 중지” “《키
리졸브》, 《독수리》합동군사연습 중단” “서해 5개 섬 포함 지상·해상·공중에서 상대방을 자극하는 모든 행위 전면 중지” 를 함께 요구했다.
韓美군사훈련은 물론 서해 5도 인근에서 국군의 군사훈련까지 중단하라는 주장이었다. 제안서는 또 “우리 핵무력은 철두철미
미국의 핵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이지 결코 동족을 공갈하고 해치기 위한 수단은 아니”라며 “동족을 해치는 외세의 핵은 용인하고 온 겨레를
지키는 동족의 핵은 부인하는 이중적 행태와 단호히 결별하라”고 했다. 북한 핵폭탄은 용인하고 핵을 가진 미국과는 동맹부터 끊어야 한다는 식이다.
요컨대 소위 중대제안은 평화와 통일이 아닌 미군을 내보낸 뒤 월남식 적화통일 하겠다는 북한의 전형적 주장일 뿐이다.
<“공산주의자들은 약속이 아닌 행동만 믿어라”>
6·25사변 후 유엔군 측 수석대표 c. 터너 조이(Turner Joy) 제독은 10개월 12일의 정전협정 협상 과정에서 공산주의자들의
지긋지긋한 억지와 거짓말을 체험했다. 그 후 쓴 책이 ‘공산주의자는 어떻게 협상하는가?’이다. 공산주의자들의 말을 믿을
수 없고 오직 ‘힘’으로 눌러야 한다는 것이 책의 요지다. 요컨대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藥)’이므로, 공산주의자들의 “약속이 아닌 행동만
믿으라”는 것이다. 터너 조이는 “공산주의자는 상대편이 양보하면 이를 상대편이 약하다는 신호로 본다”며 “공산주의자에게 1인치를 주면 그들은
1마일을 가지려 한다”고도 지적한다. 오직 현세적 권력(權力)만 쫓는 공산주의자들의 속성을 통렬히 분석한 책이다. 터너
조이의 충고는 공산주의의 사상적 영향을 받는 한국의 소위 종북 또는 좌파와의 협상에도 적용될 것이다. 종북·좌파는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위선적 명분(名分)과 비현실적 관념(觀念)에 사로잡힌 세력이다. 이들의 본질을 모르면 협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보수·우파가 많은
여당이 김정은 정권 그리고 종북·좌파가 많은 야당에 항상 끌려 다니는 이유도 여기 있다. 대한민국적 가치에 대한 확신과
신념이 부족한 여당 의원들이 새겨들을만한 터너 조이의 명언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편의상 “공산주의자”라는 표현 옆에 책 본문에 없는
“종북·좌파”를 괄호 안에 삽입했다. “공산주의자( 또는 종북·좌파)는 상대편이 양보하면 이를 상대편이 약하다는 신호로
본다. 공산주의자( 또는 종북·좌파)에게 1인치를 주면 그들은 1마일을 가지려 한다” “공산주의자( 또는 종북·좌파)와의
약속은 믿지 마라. 이들의 행동만 믿어라” “공산주의자( 또는 종북·좌파)는 진실을 기술적으로 왜곡한다. 전체의 진실
가운데 일정한 부분만 선택, 특정한 방법으로 짜 맞추면 전체의 진실과 정반대 결론을 만들어낸다” “공산주의자( 또는
종북·좌파)의 협정 신뢰성을 믿는 사람들은 낡은 동아줄에 위험천만하게 매달려 있는 것과 같다” “공산주의자( 또는
종북·좌파)가 이 진실로 알아든는 논리는 오직 힘뿐이다” “오직 협상이 자유를 위해 공헌할 수 있을 때만 공산주의자( 또는
종북·좌파)와 협상에 들어가라. 적이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협상해서는 안 된다” 터너 조이는 “우리가 공산주의자( 또는
종북·좌파)와 협상할 때는 단지 힘을 배경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힘을 사용해야 한다.”고 일갈한다. 김정은 집단 또는 종북·좌파가 진을 친
세력과 싸울 때는 국민여론이라는 힘을 사용해야 한다는 충고로 이해할 수 있다. 국민여론을 만들기 위한 사상전·심리전·선전전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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