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16년 2월 12일 금요일

목숨 건졌으니 보따리는 잊자

목숨 건졌으니 보따리는 잊자
성공적인 '개성공단 철수 작전'을 축하하며.
證人(회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연말연시 최고의 선물! <명언 속 명언>


 개성공단은 많은 국민들에게 알게 모르게 근심거리였다.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현금을 대 주는 공식통로라는 현실적 문제도 있었지만, 현지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들이 언젠가는 인질이 되어 큰 화를 당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다행히 정부의 치밀한 계산이 맞았는지 하늘의 도움이 있었는지 우려하던 인질 사태 없이 마무리 된 것이다. 잘 모르는 이들은 이를 쉽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통일부 장관의 입술 언저리가 헤진 것을 봤듯이 정부로서는 피 말리는 작전이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혹자는 '정부가 미리 귀띔이라도 해 줬으면 시설물이나 상품을 빼 돌렸을 텐데'라는 불만을 내놓기도 하지만 그랬다면 아마 인질 사태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업주들이나 종업원들을 100% 신뢰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것도 감안해야 한다. 극비로 하여 북이 미처 다양한 대응을 검토할 시간 없이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해치운 것이다. 목숨 건졌으니 보따리는 잊자.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것이 김대중이 설계한 對北 상납 고리의 종언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른바 '4대 남북협력 사업(금강산 관광, 개성 관광, 서울~개성 열차 운행, 개성공단)'이라는 대북 상납의 공식 루트 중 마지막 남은 루트를 끊은 것이다. 이것이 협력사업이 아니라 상납루트라고 하는 것은 협력이 되려면 상응하는 상호 급부가 있어야 하는데 완전 일방적이었다. 그 끝은 역시 몰수였고.

 가령 금강산 관광이 있으면 지리산이나 한라산 관광도 있어야 할 것이고, 서울 개성간 열차 운행이나 관광은 가는 사람만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오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공단을 가동하려면 한 쪽의 일방적 통제 속에서 할 게 아니라 사업주나 종업원이나 모두 자유로운 사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전혀 그렇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너무 무심했던 것이다. 한 마디로 김대중의 술수에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가 놀아난 셈이다. 북은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는 집단이다.

 국민들도 이제 제정신을 차리고 무엇이 옳고 그른가의 최소한의 분별력이라도 찾아야 한다. 핵미사일로 협박하고 있는 현실적인 적 앞에서 '설마 쏘겠느냐?', '쏘면 미국이 가만 놔 두겠느냐?'는 따위의 안이한 생각을 한다거나, 아직도 화해니 공존이니 허황된 야당의 주장에 동조한다면 이 얼마나 한심한 꼬락서니가 되겠는가!

 제 고모부마저 참혹하게 잡아 죽이는(고모는 살려놨는지 죽였는지도 모르는) 저 악마의 머릿속에 화해니 공조니 하는 의식이 들어 있겠는가? 1%의 가능성은 믿을 만한 가치가 있을 때 믿어 보는 것이다. 저 녀석에게 무엇을 기대할 가치를 찾으려는 수고는 버리자. 별장에 앉아 안보 찾는 수상한 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어리석음도 버리자. 나 죽는 줄을 알아야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