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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7일 목요일

다시 한다면 희극이 될 MBC 파업

다시 한다면 희극이 될 MBC 파업

MBC 종말을 재촉하는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과 미디어오늘의 희극적 모습

박한명2014.03.27 17:36:36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 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 언론노조 MBC본부의 전 노조위원장 정영하의 오마이뉴스 인터뷰 기사를 보면 그 집단이 왜 안 되는 집단인지 정답이 나와 있다. 망상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심각한 착각, 자아도취, 아전인수 등 현실 감각은 찾아보려야 볼 수 없는, 그래서 실패는 필연적인 것으로 느껴지는 집단의 부조리한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2012년 파업, 전략과 전술 국민 지지 모든 면에서 참패하고도 여전히 고집스럽고도 단순무식한 이분법적 사고로 MBC를 재단하는 정씨를 보면 본부노조가 또 한 번 자기 파괴적 사고를 칠 것 같다는 예감도 든다.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되풀이된다더니 “다시 파업할 것 같아서 참 안타깝다”는 정영하의 말을 보면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 한편이 머지않아 펼쳐질 것만 같다는 뜻이다. 이번엔 희극으로 말이다.

우리는 정영하의 다음과 같은 발언에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우리 안에 상처가 많았었는데 그 상황이 정확히 다시 재현될 수 있는 환경이 완전히 구축이 된 거죠. 김재철 사장 체제의 MBC 경영 행위가 답습될 텐데. 그러면 다시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저희는 지난번 파업했던 것처럼 다시 파업할 것 같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본부노조가 내세운 파업의 명분 공정방송이 껍데기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정씨는 MBC의 징계 문제나 공정방송 따위와 같은 말 대신 분명 ‘경영 행위’라고 했다. 파업이 불법이었음을 스스로 간접 고백한 것이다. 말이야 맞는 말이다. 본부노조는 김재철 전 사장의 경영 행위를 사사건건 감시하고 간섭했다. 심지어 카드 내역서까지 빼돌려 회사 매출을 늘리려 휴일도 잊고 일하는 사장에게 배임죄를 뒤집어 씌웠다. 이게 어떻게 ‘공정방송’을 위한 것인가. 정영하의 ‘고백대로’ 사장 경영 행위에 대한 심각하고도 중대한 침해행위였을 뿐이다.

완장질에 완벽히 실패한 정영하의 헛소리

김종국 전 사장 연임 실패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답변한 내용도 우스꽝스럽다. “양쪽에서 모두 욕을 먹었죠. 양쪽이라 함은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리고자 하는 건강한 구성원들과 정권에 품에 던져 주려 하는 세력들인데 어느 한쪽도 그의 연임을 원치 않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한 거죠.” 상대를 이기기 위해선 상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MBC를 자기들 입맛대로 요리하려던 노조를 도대체 누가 “국민의 품으로 돌리고자 하는 건강한 구성원”이라고 하고, 그 노조 손아귀에서 MBC를 빼내려한 사람들을 누가 “정권에 품에 던져주려 하는 세력”이라고 부르나. 필자를 포함해 노조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이런 유치한 이분법으로 재단하진 않는다. ‘사측은 천사, 노조는 악마’라는 식으로 국민 팔아가며 MBC를 맹목적으로 싸고돌진 않는다. 노조가 이런 선악 놀이에나 빠져 있으니 현실인식이 될 리 없고 삽질이나 하다 국민적 냉대나 받는 것이다. 현실이 그러한데 그러고도 국민 운운하니 그 대단한 착각과 자아도취, 자기 만족하는 능력에만큼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현실감각이 마비됐으니 뭘 하나 제대로 느끼겠나.

정영하가 안광한 사장에 대해 “능력으로 자리에 보임하고 올라갔던 사람이 아니라 완장 차고 시키는 것 잘해서 올라간 사람이에요.”라고 한 대목은 비판하기도 민망한 수준의 여러 헛소리 가운데 압권이다. 도대체 정영하가 능력 운운할 자격이 있나. 간단하게 노조위원장으로서 그의 능력에 국한해 따져보자. 노조위원장 완장 차고 앞장서서 170일간 그 짓을 벌였는데 무엇 하나 성공한 것 하나 없는 게 그의 주제다. 그러고도 조합원들의 피 같은 월급에서 조합비 떼어 받아 그들이 생고생할 때 월급을 거의 보존 받으며 살았다. 이 대목에서 진심으로 하나만 묻자. 적지 않은 금액을 꼬박꼬박 노조 집행부 살림살이를 위해 내야했으면서도 막가는 집행부로 피해만 입은 조합원들에게 정영하는 조금이라도 미안함을 느끼는가? 김재철 전 사장 관련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아 노조를 거짓말쟁이 집단으로 만든 것이나 파업한답시고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준 것도 정영하가 능력 운운할 주제가 못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능력 있는 노조위원장이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한심한 결과들이다. 안 사장은 MBC에 입사해 그동안 열심히 일한 결과, 사장직에 올랐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는 무능한 전 노조위원장이 완장 운운하며 폄훼할 사람이 못된다. 완장질도 제대로 못한 무능력자가 본인이란 사실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뱀 같은 혓바닥 놀린 전 노조위원장

무엇보다 정영하는 노조가 “어린아이와 같은 힘없는 조직”이라는 황당한 얘길 지껄였다. 사장을 사찰하고 거짓말로 매장시키려 하고, 목적을 위해 무고한 국민까지 희생시키는 그런 사악한 조직을 순수한 어린아이에 비유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대한민국 제1야당까지 동원해 국회에서 삼류 드라마까지 찍도록 만들 수 있는 그런 세력이 힘없는 조직이라니 지나가던 개도 웃을 얘기 아닌가. 역대 사장이 노조의 눈치를 보는 것은 다반사요, 심지어 사실상 쫓겨난 이도 있는 마당에 자신들이 어린아이와 같이 힘이 없다고 엄살을 피우는 모습 누가 공감을 하겠나.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이라고 주장한들 노조의 뱀 같은 혀는 결코 숨길 수 없다. 그렇기에 파업 기간 내내 그리고 파업이 끝난 지금까지도 국민이 노조의 주장에 싸늘한 것이다.

정영하는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파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지난 170일 파업을 할 정도로 진정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들은 MBC를 버리지 않는 양식과 양심을 가지고 있거든요.”라고 했다. 파업을 다시 한다면 아마 노조는 회생이 불가능할 수준으로 처참하게 깨질 것이다. 극소수 강경파 정치인과 시민단체의 분노를 마치 전 국민의 분노인 것처럼 포장하는 순간 실패는 예약되는 셈이다. 지금은 수많은 언론과 방송사가 매일같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래 비전을 찾기 바쁜 시대다. 과거의 독점적 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누리며 편안하게 온 MBC 안에서 안락하게 정치투쟁이나 즐기면서 살아온 귀족노조의 한심한 파업 따위에 관심 가질 국민은 많지 않다. 정영하의 예상대로 혹은 기대대로 노조가 다시 파업을 한다면 그때야말로 MBC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짜증은 폭발하게 될 것이다. 170일간 파업을 할 정도로 양식과 양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들이 본인들 두 손으로 MBC 문을 닫을 날이 올지 모른다.

지상파 사장 ‘고대 출신’ 트집 미디어오늘, 노무현 정권 ‘서울대 천국’ 시절엔 뭐했나

지상파 방송3사 사장들이 모두 고대라면서 “고대 신방과 세상”이라고 써대는 수준의 언론이 힘을 갖고, 많은 국민이 파업의 목격자인데도 노조가 어린아이와 같은 힘없는 조직이라고 뱀 같은 혓바닥을 놀리는 자가 언론인으로 행세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그게 희망이 없는 나라다. 한심한 언론이 MBC 안광한 사장, KBS 길환영 사장, SBS 이웅모 사장이 모두 고려대 출신이며 낙하산 사장이 언론을 황폐화시켰다고 비난하지만 이들은 모두 신문방송학 전공자다. 노무현 정권 때 MBC 최문순 사장은 강원대 영어교육 학사 서울대 영문학 석사, 정연주 KBS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을, 안국정 SBS 사장은 서울대 사학과, 표완수 YTN 사장은 서울대 영어영문학 출신이다. 죄다 서울대에 전공도 방송과는 거리가 멀다. 전공 여부가 중요하진 않지만 한쪽은 방송 전공자들이고 다른 한쪽은 비전공자들이다. 실력으로 사장이 되는 시대가 아니었던 때는 정말로 언제였나. 낙하산 사장이 더 어울리는 쪽은 어디란 말인가.

MBC본부노조 전 노조위원장 정영하나 언론노조 기관지나 현실에 대한 감각 없이 투쟁의지나 고취한다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순 없을 것이다. 자신들의 무능과 무기력은 모르고 안광한 사장이나 폄훼한다고 해서 안 사장의 가치가 깎이는 것도 아니다. 현실을 똑바로 인식할 줄 모르는 무능과 오만, 실패한 과거에 대한 집착과 되풀이, 비난을 위한 비난을 무한반복해서는 아무런 답을 찾을 수 없다. 노조와 그들의 기관지들이 달라지지 않는 한 투쟁의 결과도 달라지지 않는다. 어쩌면 모두에게 비극적이었을지 모를 2012년 파업. 정영하의 말대로 곧 되풀이된다면 이번엔 희극으로 끝나게 될 것이다. 노조 부조리에 많은 사람이 손가락질하고 지켜보는 그런 비극적 희극 말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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