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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27일 월요일

민주당 ‘AGAIN 2002년’을 막았던 김재철

2014년01월27일 11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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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AGAIN 2002년’을 막았던 김재철
민주당은 대선패배 화풀이로 허송세월하고도 또 저주의 굿판을 벌일 참인가
우리나라 선거 역사상 최악의 불공정선거로 꼽을만한 건 단연코 2002년 대선이다. 물론 이승만의 부정선거와 같은 사건도 있었는데 무슨 헛소리냐고 반박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1987년 직선제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 가운데 가장 불공정한 선거로 누가 뭐래도 그때의 대선을 주저 없이 꼽는다. 미디어를 통해 조작되고 만들어진 허상의 이미지가 승부를 가르는 현대 선거전의 진수(부정적 의미로)를 보았다고나 할까. ‘병풍국면에서 KBSMBC는 메인뉴스를 통해 날마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를 틀었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일방적 이미지 조작의 희생양이 됐다. 언론감시단체인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의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대상기간 동안 KBS 보도 제목 가운데 노 후보에 유리한 것이 47, 이 후보에게 유리한 것은 5, 중립은 20개였다.(중립제외 백분율 환산으로 90.4%9.6%) MBC의 경우, 84.4%15.6%로 노 후보에 일방적으로 유리했다.
한국의 괴벨스의 제자들이 판을 쳤던 MBCKBS·SBS
병풍보도에서 MBC 뉴스데스크는 김대업이 이회창 후보 장남의 병역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대책회의가 있었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한 여사도 개입’ ‘조작 의혹 포착등의 제목을 내보냈다. 앵커는 김대업 씨는 병역비리 행태라면 누구보다 속속들이 꿰뚫고 있어서 병무비리의 족집게로 알려져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대업은 2004년 대법원에서 명예훼손 및 무고, 공무원자격 사칭 등의 혐의로 징역 110월의 형을 받았다. 최근 전원책 변호사는 모 종편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다. “2002년 대선 당시 9월부터 12월까지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뉴스 첫 꼭지가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비리 속보를 전하겠습니다이렇게 나왔습니다. 김대업씨, 기양건설, 최규선씨, 설훈씨 전부 유죄판결 받았습니다. 전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죠. MBC, KBS, SBS가 총동원되다시피 했습니다. 자신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당시 보도본부장 등은 양심이 있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십시오.”
나치의 선전 장관 괴벨스가 살아있었다면 박수를 쳤을 법한 미디어의 대중선동 전형을 당시 선거에서는 볼 수 있었다. 99개의 거짓말과 1개의 진실을 섞어 거짓말을 진실로 둔갑시켰던 방송과 언론의 그때 광기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잊지 못한다. 자신에게 한 문장만 주어지면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는 괴벨스의 자신감처럼, 그 후계자로 불려도 손색없을 자들이 이미지 조작 방송을 진두지휘했다. 전원책 변호사의 말대로 지금 같으면 개인정보라고 해서 난리가 났을 병적기록부까지 방송 화면에 클로즈업해서 보여주고 이렇게 조작을 했습니다’ ‘이렇게 로비를 했습니다는 식으로 이회창을 타락한 도덕성의 본보기처럼 만들었다. 이런 조작의 명수들이 채동욱 사태에서 입만 열면 개인정보보호법을 외친 자들이란 게 신기할 따름이다. 반면 노무현의 단일화 과정은 생중계해주며 또다른 신화를 만들기 위해 이미지를 조작했다. 전 변호사는 만약 이런 선거가 다른 민주주의 정치 선진국에서 벌어졌다면 당연히 무효가 됐을 것이라고 그야말로 단언했다.
김재철 선거출마 비난하는 민주당의 블랙코미디
필자가 굳이 이런 지난 이야기들을 되풀이하는 건 민주당이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출마에 게거품을 물고 비난하는 꼴이 우스워서다. 한국판 괴벨스라고 불러도 시원치 않을 이미지 조작의 달인들이 국민의 방송을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시킨 장본인이라며 압박하는 적반하장 때문이다. 최승호 PD는 모 방송에 나와 김재철 사장이 MBC 사장으로서 한 일을 보면 대한민국 역사에서 엄청난 해악을 저질렀다. (김 전 사장은) 언론 역사에 남을 만한 인물이라고 비꼬면서 새누리당에서 과연 공천을 할지 모르겠지만, 공인으로서 나서서 공익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인물인가라고 말했다. 방송 역사에 남을 만한 광우병 PD수첩 선동방송을 만든 당사자가 공인과 공익을 운운하는 모양새도 우습기는 마찬가지다. 진영의 이익을 위해 말 그대로 공익을 파괴한 자들이 지금 김재철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세상에 이보다 더한 블랙코미디가 어디 있을까.
서울시장 혹은 도지사선거도 아니고 국회의원 선거도 아닌 사천시장에 출마하겠다는 김재철에게 쌍심지나 세울 만큼 민주당이 한가하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선거판세가 여유롭다는 것인가. 현실로 다가온 야권분열 구도에 벌벌 떨면서 안철수 측 행보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처지에서 그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김재철 이름 하나에 매번 발끈하는 이유는 뭔가. 쌓인 감정 때문일 것이다. 2002년 대선 때 김대중 정권이 임명한 김중배 사장은 노무현을 대통령에 당선시켰고, 노무현 정권이 임명한 이긍희 사장은 노무현을 탄핵의 위기에서 건졌다. 곧바로 바통을 이어받은 최문순 사장은 ‘BBK 사건보도로 이명박 정권 탄생을 결사적으로 막았다. 공언련 보고서에 의하면 98.8%1.2%의 비율로 정동영 민주당 후보에 유리한 제목의 보도가 쏟아졌다. 이 단체가 특히 MBC의 경우는 편파가 무엇인지 보여주려 작정한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은 불공정보도란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당시 MBC 보도를 말해준다.
기초선거에 출마하려는 한 개인 비난에만 열중하는 민주당의 옹졸한 모습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MBC 역대 사장들이 민주당 정권 창출과 정권유지를 위해 얼마나 충성을 다해 일했는지는 언론감시단체와 언론학회 등의 각종 보고서가 증명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표차로 지고 정권을 넘겼던 이명박 정부가 끝나가면서 절박해진 민주당은 2012년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그런 민주당에게 노조의 횡포에도 버티고 있던 김재철 사장은 눈엣가시였고, 그로 인해 과거와 같이 MBC병풍 보도‘BBK 보도와 같은 장기를 발휘할 수 없었던 게 민주당 입장에선 두고두고 아쉬웠을 것이다. 정수장학회 등 박근혜 후보를 둘러싼 여러 이슈를 가지고도 MBC에서 그림이 나오지 않은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을지 모른다. 그러니까, 2012년 문재인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민주당은 노조의 정치선동을 제어한 MBC 김재철 사장을 꼽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해서 쌓인 앙금과 분노가 사천시장에 출마하겠다는 김 전 사장 비난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국정원 댓글 사건 등 각종 이슈를 꼬투리 잡아 대선패배의 화풀이를 하는 데 1년을 허송세월했다. 작년 한 해를 그렇게 보내고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안철수 신당을 견제하느라 잠시 주춤하는 듯 했지만, 김재철 전 사장이 사천시장이 되기 위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니 다시 한 번 저주의 굿판을 벌일 태세다. 민주당이 콘텐츠 없이 남을 헐뜯고 비판, 비방하는 것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작년 대선이 증명했다. 굵직하고 큰 선거가 여럿에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어떻게 하면 포지티브 경쟁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연구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기초선거에 출마하려는 한 개인을 비난하느라 바쁘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다. 민주당이 저주의 굿판을 벌여서 얻을 소득은 아무것도 없다. 작년 대선 패배의 탓을 김 전 사장에게 돌리고 화풀이하는 게 순간적인 감정적 만족을 얻을 진 몰라도 민주당 미래를 위해서는 단 1%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의 옹졸한 지금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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