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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8일 일요일

세월호 유가족에 맞은 술집주인 "유가족이니 이해하라고?"

2015년03월08일 10시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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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에 맞은 술집주인 "유가족이니 이해하라고?"
<직격인터뷰>"싸움 말리는 옆자리 손님까지 폭언 폭행", "가게에 단 노란 리본 뗐다. 자기들 힘든 것만 다인가"
▲ 술집 주인이 손님으로 온 세월호 유가족들의 싸움을 말리다 폭행당한 안산시 소재 술집. 인터넷 화면 캡처.

지난 4일 밤 12시 10분경.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소재
호프집 사장인 김모 씨는 성인남녀 4명에 둘러싸여 한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머리채를 잡힌 채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당했고, 바닥에 내팽개쳐져 정신을 차려보니 코뼈가 부러져 있었다. 가해자는 세월호 유가족인 전 모씨와 임 모씨 부부. 이를 제지하던 손님 역시 심한 욕설과 함께 손찌검을 당했다.

김 씨는 5일 '
데일리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당장이라도 병원에 입원하고 싶지만,장사하는 사람이 가게 문닫고 마냥 입원할 수 없지 않느냐. 아파도 어쩔 수 없이 장사하고 있는거다”라고 토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시 유가족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요구하자 바로 폭행을 당한 건가.

"그 사람들이 서로 싸우면서 너무 시끄럽게 하길래, 내가 '싸우려면 나가서 싸워주십쇼'라고 요구했다. 그랬더니 나한테 와서 '이 xx놈아, 여기서 술 팔지마'라고 했고, 내가 '저한테 왜 욕을 하시느냐. 그런 식으로 욕하지 마시라'고 했지만 계속 욕을 하더라. 그래서 나도 계속 참다가 'xx, 왜 이렇게 욕을 하시냐고요'라고 했더니 그쪽에서 'xx? 너 xx이라고 했냐. xxx야 너 여기서 장사 못하게 만든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멱살 잡히고, 머리채 잡히고, 안면 강타 당해서 코뼈 부러지고,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당시 가게에 있던 손님들이 다 여자분들이었는데, 우리 손님들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니까 그 사람들이 '이 xxx아 왜 신고하고 xx이야'라고 욕을 했고, 그 여자(유가족)들도 손님들에게 '이 개같은 x들아'라고 했다."

-유가족이 손님까지 폭행한 건가.

"그렇다. 정말 있는 욕, 없는 욕을 다 들었다. 세월호 유족이면, 그 희생된 학생들이 올해로 19살 아닌가. 정말 자기 자식같은 나이의 고작 21살, 22살 여성 손님들한테 '이 xxx들아 너 죽여버리겠다. 이 xxx들아' 이런 식의 욕을 뱉은 사람들이다. 그러면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핸드폰을 빼앗으려고도 했다."

-직접적으로 폭행을 당한 손님은?

"손님 중에 30대 정도 되는 여성 한 분이 머리털을 다 뜯기면서 피해를 보셨다. 그런데 그 분이 당하는 과정에서 그 여자분이 유가족
머리카락을 좀 잡았다고 해서 쌍방처리로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하더라. 절대 그럴 수 없고 말도 안된다."

-가해자가 자신들이 세월호 유가족이라는 것을 먼저 밝혔나.

"그렇다. 싸움이 막 시작되니까 그 일행 중에 여성 한 명이 '저희 세월호 유족이에요. 이해좀 해주세요'라는 식으로 말하더라. 그런데 이해할 것이 있고 말 것이 있지, 이게 지금 무슨 짓이냐고 내가 반박하는 상황에서 그 남자들은 계속 내게 욕을 했다. 그러다 결국 나를 밖으로 끌고 나간 거다."

-향후 어떤 식으로 대응할 계획인가.

"일단 그쪽에서는 자기들 잘못을 다 시인한 상태라고 하더라. 문제는 우리 손님이 말리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는데 도리어 가해자가 됐다. 손님들은 100% 피해자이지 절대로 가해자가 아니다. 오늘 조사받고 일단 경찰에서는 가해자다 혹 피해자다 확실히 답을 줄 수는 없으니 나중에 판사가 판단을 하겠지만, CCTV에도 다 나와있다. 손님들은 절대 가해자가 될 수가 없다.

만약에 손님들이 쌍방가해자로 처리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서든 피해를 본 우리 손님들한테 법적 처리가 제대로 되도록 적극 나설 생각이다.
영업방해, 폭행죄 등 하나하나 다 책임을 묻겠다."

사건 발생 전날까지 김 씨는 가게에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아두었다. 그랬던 그가 인터뷰 말미에 “어제 그일을 당하고 나서 (리본을) 바로 떼어버렸다”며 “그런 사람들하고는 정말 더 이상 상종하고 싶지 않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정말 저런 사람들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김 씨는 “그 사람들은 자기들 힘들 것만 알지, 자기들 때문에 안산에서 장사하는 이 수많은 사람들이 정말 얼마나 힘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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