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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3일 토요일

김재철 사장이 선택한 ‘좁은문’

2012년11월03일 14시20분 글자크기








김재철 사장이 선택한 ‘좁은문’

MBC의 생존여부, 방문진과 정치권의 ‘암덩어리’ 노조 처리에 달렸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재파업 하겠다” “끝장투쟁 하겠다” 많은 국민이 딱 예상했던 반응이다. 방송문화진흥회의 1일 이사회를 전후로 MBC노조의 스피커들은 고장 난 레코드판 틀어대듯 과거와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몇 사람이 삭발을 했다고 해서 별다른 긴장감이 느껴질 리도 없다. 동네에서 자주 설치던 양아치들이 머리 깎고 설친다고 새삼 새로울 게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재철 해임안 가결이란 ‘먹이’를 주지 않으면 계속 짖고 물고 뜯고 하겠다고 벼르고 있으니 낭패는 낭패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조를 달래려 김 사장을 해임시킬 순 없는 일이다. 노조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해임사유가 없는 공영방송 사장의 목을 칠 순 없기 때문이다.



만일,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건 세계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다. 세계 방송사에, 아니 세계 역사에 전례가 없는 망신이고 수치로 남을 일이다. 노조가 문제 삼은 김 사장의 법인카드사용 문제는 이미 내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의 발광에 떠밀려 감사원이 감사까지 하고 있지만, 정치적 야합이나 이변이 없는 한 마찬가지 결론이 날 것이다. 배임죄가 무슨 애들 장난인줄 아나? 일요일에 카드를 썼느니 마느니, 많이 썼느니 적게 썼느니 하는 따위로 대한민국 공영방송 사장의 직무활동을 간섭하고 발목을 잡도록 내버려둘 줄 아나?



대한민국의 법을 우습게 알아선 안 된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세무당국으로부터 2448억원을 환급받을 수 있음에도 556억원만 돌려받아 회사에 1892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혐의도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업무상 배임의 고의성을 증명하는 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정 전 사장의 배임혐의가 무죄판결을 받는 것을 보고도 김 사장 해임 운운하는 꼴을 보면 기도 안찬다. 내편의 배임 무죄는 당연하고 네 편의 혐의는 당연히 유죄인가? 그런 유치원 아이 수준의 진영논리를 펴고 있는 게 이 나라 언론들이란 게 암울할 따름이다.



방문진 위협하고 능멸한 MBC노조와 이용마, 그동안 노조에 놀아난 방문진은 반성해야



방문진에서 해임안을 상정하지 않자 노조가 지껄인 말도 가관이다. 노조 홍보국장 이용마는 오마이뉴스 연예매체와 인터뷰에서 "오늘 해임안이 제출되지 못한 것은 여권의 입장변화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리(MBC노조)가 누차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의 길을 가겠다"며 "오는 월요일(5일) 임시 대의원회를 열어 파업 재개를 의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더불어 "이후 벌어지는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정부 여당에 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고 주제넘은 경고까지 덧붙였다.



지난 9월 방문진은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한 의견청취' 자리를 마련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 김 사장은 지방 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그때 노조위원장 정영하는 뭐라고 했었나. "나는 방문진이라는 기구를 존중하기 때문에 출석한 것" "하지만 김재철 사장은 방문진을 무시하고 있다" 이 말은 당시 미디어스가 보도한 정영하의 말이다. 미디어스, 프레시안 등 노조편향 언론들은 노골적으로 “방문진의 굴욕” “방문진 대놓고 무시” 라는 제목으로 김 사장이 방문진을 무시한 것이라며 이사들을 자극했었다.



정영하와 이용마가 보여준 양면성은 노조의 정신분열적 이중성, 가증스러운 위선을 그대로 보여준다. 방문진을 존중하기 때문에 의견청취 자리에 참석했다는 노조는 1일 김재철 해임안을 상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문진을 위협했다. 노조가 원하는 김 사장 해임안 가결을 방문진이 하지 못했으니 파업을 할 것이고, 이로 인한 모든 사태의 책임은 정부 여당에 있다는 억지다. 방문진 이사들은 노조가 원하는 날짜에 사장의 목을 잘라 갖다 바쳐야 하는 노조의 꼭두각시와 같은 존재들이란 말인가? 자신들이 요구하는 것을 제때 들어주지 않았다고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게 방문진을 존중하는 태도란 말인가? 방문진을 노조의 하수인쯤으로 생각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디어스와 프레시안 등이 “방문진의 굴욕” “방문진 대놓고 무시”라고 써야 할 때는 이번 일과 같이 바로 노조가 주제넘은 꼴값을 할 때이다.



얌전한 척, 순진한 척 가증스럽게도 “방문진을 존중한다”고 위선을 떨던 노조는 이번에 방문진을 능멸하고 자신들이 방문진 머리꼭대기 위에 앉아 있음을 증명했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방문진도 얼마든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자랑한 셈이다. 경쟁력추락, 공영성 타락 등 MBC 사태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조가 스스로 벌이고 만들어 낸 백퍼센트 노조의 책임이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에게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는 노조가 처음부터 작정하고 만들어낸 거짓과 허위, 왜곡을 총동원한 결과였다. 또 그 누구보다 MBC를 냉철하게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하는 방문진의 일부 이사들은 노조의 그런 선동에 놀아났다는 게 지금까지 드러난 방문진의 현실이다. 진정으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또 다시 재파업 위협하고 나선 노조, 선견지명으로 대응책 마련했던 김재철 사장의 혜안



방문진 상투를 틀어잡고 있는 노조의 위협이 전방위적으로 가해오고 상황 속에서 김재철 사장이 그래도 버티고 있다는 점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더군다나 여권의 불개입이란 탈을 쓴 무책임과 방관 속에서 김 사장이 경영진 일부만으로 버텨가며 거대 공룡 노조의 악랄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점 하나만도 MBC 역사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노조의 검은 속성을 꿰뚫어 보는 능력도 탁월하다. 김 사장이 170일의 파업이 끝나고 노조와 적당히 타협해 악성 노조원들을 본래 그들의 자리와 직무에 다시 돌려보냈다면 지금 MBC는 완전히 무너질 위기에 처했을 것이다.



김 사장이 MBC를 끝장내는 파업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노조의 위협에 대비해 악성 종양과 같은 노조원들을 솎아내고 그 자리에 인력을 보강하지 않았다면 지금 MBC는 풍전등화와 같은 처지가 됐을 것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장을 쳐내기 위해선 언제든 MBC를 볼모로 잡을 수 있는 노조의 버릇이 통한다는 전례도 막았다. MBC출신으로, MBC에 대한 애정이 뼛속까지 있는 사장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악독하고 위협적인 골리앗 노조가 원하는 대로 모든 일을 처리해주며 자리를 보존하여 임기를 채우고 좋은 이미지로 물러나는 길은 얼마나 쉽고 넓고 편한 길인가! 분명한 것은 김 사장이 그 길을 거부하고 스스로 ‘좁은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노조 특보를 통해 무수한 거짓말과 팩트 왜곡, 과장을 주도하던 노조 홍보국장 이용마는 오늘도 무모한 거짓말을 시도하고 있다. 박근혜측에 충성의 증거로 내놓기 위해 정수장학회와 MBC측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MBC내에 그런 ‘설’이 파다하다고 주장할 뿐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막연한 설을 흘려 여론을 호도하고 선동하려는 못된 수작을 또 부리려는 것이다. 만일 필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 이용마는 그 ‘설’의 출처가 어딘지 확실히 증거를 내놓기 바란다. 필자는 거짓말을 바로잡을 용기가 없는 노조와 달리 언제든지 내 주장을 바로잡고 수정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MBC 노조위원장이란 작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노조의 수많은 오류와 잘못에 대해 책임은커녕 도피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용가J씨 등에 대한 불법적 감시, 사찰, 협박과 같은 무허가 흥신소에서나 할 일들을 취재를 가장한 노조가 저지른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 그런 노조가 과연 김재철 사장을 부도덕하다고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토론해보자는 필자의 제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정영하는 지금이라도 이 제안에 응하길 바란다. 모든 것을 이용마에 맡기고 뒤로 숨는 무능한 노조위원장의 이미지는 지금 당장 던져버리기 바란다.



MBC 사태는 김재철 사장 한 명 물러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고 사태를 키우고, 종국엔 공영방송 MBC의 종말로까지 이끌고 있는 암덩어리를 제거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에 불과하다. 김 사장 자리에 그 어떤 사장이 들어선다 해도 노조의 말을 듣지 않으면 MBC사태는 반복될 것이고, 그때마다 MBC의 경쟁력은 추락하고 끝내 국민과 시청자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다. 방문진 뿐 아니라 정치권이 생각해야 할 점은 바로 이 점이다. 당장 시끄럽고 아프더라도 MBC를 치료할 것이냐, 아니면 암덩어리를 그대로 방치해 서서히 죽게 만들 것이냐다. 모든 건 불법과 월권을 넘나들며 날뛰는 노조를 방문진과 정치권이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렸다. 국민은 그 점을 똑똑히 지켜 볼 것이다.







폴리뷰 편집국장 - 박한명 -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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